마음을 밝히는 지혜 -명심보감 43

by 박동욱

15. 순자(荀子)가 말하였다. “쓸데없는 말이나 급하지 않은 일은 제쳐 놓고 거들떠보지 말라.”


荀子曰 無用之辯과 不急之察을 棄而勿治하라



[평설]

이 글은 『순자』「天論」10장에 나온다. 이 말 앞에 나오는 『순자』의 글을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온갖 기괴한 일에 대하여서는 책에서 언급하지 않았다.’라 하니 쓸 데 없는 말이나 급하지 않은 일은 제쳐 놓고 거들떠보지 말라[傳曰, ‘萬物之怪, 書不說’ 無用之辯, 不急之察, 棄而不治]”고 하였다.

여기에 나오는 온갖 기괴한 일은『논어』에 나오는 괴력난신(怪力亂神)과도 통한다. 괴력난신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나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공자는 괴력난신 뿐 아니라 사후세계도 언급하지 않았다. 사람의 인식으로 결코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집착하는 것은 쓸데없는 곳에 정신을 헛되이 소비하게 만들 뿐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등한시 하게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인식하고 행동할 수 있는 부분에 힘을 쏟기에도 삶은 짧기만 하다. 쓸데없는 일에 대해 말을 하고 현실에서 동떨어진 문제에 관심을 쏟는 것은 인생을 허비하는 일임을 통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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