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해치지 않는 정성은 다른 동물에게도 믿음을 주게 한다
不忮之誠,信於異類
내가 지난날 젊었을 적에 거처하던 서재에는 앞쪽에 대나무와 잣나무, 여러 가지 꽃들이 무더기로 뜰에 가득하게 있었는데 새들이 그 위에다 둥지를 틀고 있었다. 무양군(武陽君)이 살생을 미워하므로 아이들이나 종들이 모두 까치를 잡을 수가 없었다. 몇 해 사이에 모두 모여서 낮은 나뭇가지에다 둥지를 틀었는데, 그 새 새끼를 내려다 볼 수가 있었다. 또 동화봉(桐花鳳, 사천 특유의 희귀 조류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음) 네댓 마리가 있었는데 날마다 날아와 그 사이에 모였다. 이 새를 보기 어렵지만 길들일 수 있으니 꽤나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마을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이상하게 여겼으나, 이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해치지 않는 정성이 다른 동물에게도 믿음을 주게 한 것이다.
吾昔少時所居書室,前有竹柏雜花叢生滿庭,眾鳥巢其上. 武陽君惡殺生,兒童、婢僕皆不得捕取鳥鵲. 數年間皆集巢於低枝,其鷇可俯而窺也. 又有桐花鳳四五,日翔集其間. 此鳥難見,而能馴擾,殊不畏人. 閭里聞之,以爲異事, 此無他,不忮之誠,信於異類也.(呂祖謙《臥遊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