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사람의 음식남녀 5

『食色紳言』,[明]龍遵 著

by 박동욱

[5] 참 좋았던 소박한 음식


정형중(鄭亨仲)이 말하였다.

“나는 평생토록 가난하여 괴로웠다. 늘그막에 과거에 급제하여 흡족한 기분을 점차 느꼈다가 곧바로 뜻밖의 화를 당했다. 지금 장자소(張子韶)의 법을 배워 보니, 지난날 소박한 음식의 좋은 맛이 매우 오랫동안 간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鄭亨仲曰: “吾平生貧苦, 晚年登第, 稍覺快意, 便成奇禍. 今學張子韶法, 要見舊齑鹽風味甚長久.”




[평설]

평생토록 가난하여 마음속에 울분과 설움이 있었다. 늦은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자 그동안의 불우(不遇)에 앙갚음이라도 하듯 들뜬 마음으로 호사를 누려 보았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예기치 않은 화를 당해서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금에 와서 찬찬히 장자소의 일들을 살펴보니 소박한 생활이야말로 오래 행복할 수 있는 첩경임을 알게 되었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인간을 일시적으로 편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지언정, 오래도록 행복감을 가져다 주지 않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하게 된다.


[어석]

장자소(張子韶): 자소(子韶)은 장구성(張九成, 1092∼1159)의 자이다. 남송 항주(杭州) 전당(錢塘) 사람. 자는 호는 횡포거사(橫浦居士) 또는 무구거사(無垢居士)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선승(禪僧) 종고(宗杲)의 영향으로 불교의 심외무법(心外無法) 사상을 받아들여 심학(心學)화한 경향을 보인다. 후대에 정주의 이학(理學)과 육구연 심학의 교량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저서에 『횡포심전(橫浦心傳)』과 『횡포일신(橫浦日新)』, 『맹자전(孟子傳)』, 『중용설(中庸說)』 등이 있다.


장구성 초상화.jpg 장구성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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