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306

by 박동욱

306.영험한 돼지[靈豬]


강남(江南) 숙주(宿州) 휴계구(睢溪口)에서 백성들이 피살되어서 우물에 던져 버렸는데 관리들이 조사해 보았으나 살인자가 나오지 않았다. 별안간 돼지 한 마리가 달려서 말 앞에 이르러서 매우 심하게 울어대자 일꾼들이 몰아냈지만 떠나지 않았다. 관인이 말하였다. “가축이 호소할 바가 있는 것인가?” 그러자 돼지가 앞발굽을 구부려서 마치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이 있자 관원이 명령해서 돼지를 따라 가게 하였다. 돼지가 일어나서 앞으로 인도해서 한 집에 이르러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니 돼지가 침대 앞에 달려 가서 주둥이로 땅을 긁으니 칼이 나왔는데 핏자국이 아직도 새로웠다. 그 사람을 잡아서 심문하니 과연 사람을 죽인 자였다. 시골사람들이 돼지를 의롭게 여겨서 각자 비용을 내서 절에서 돼지를 기르고 양저(良豬)라 불렀다. 십여 년을 살다가 죽자, 절의 중이 절의 탑 아래에 묻어 주었다. (『자불어(子不語)』에 보인다.)


  江南宿州睢溪口,民被殺,投屍於井,官驗無凶手. 忽一豬奔至馬前,啼甚慘,衆役驅之不去. 官曰:“畜有所訴乎?” 豬跪前蹄,若叩首狀,官命隨之行. 豬起,前導至一家,排戶入,豬奔臥榻前,以嘴齧地出刀,血跡尚新. 執其人訊之,果殺人者. 鄉人義之,各出費,養豬於佛舍,號曰“良豬”. 十餘年死,寺僧以龕埋焉.(見『子不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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