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16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말 조심, 술 조심


술에 빠지지 말 것이니, 문란함의 계단이요, 경솔하게 말하지 말 것이니 재앙의 계단이다. (말의) 잘못은 없애기가 어렵고 (주사(酒邪)를 부리면) 술이 깨서 부끄러워진다. 몸은 이것으로 위태로워지고, 집은 이것으로 망하게 된다. 이것을 금하고 이것을 삼가서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 잠깐이라도 잊을까 두려 우니 마음과 입에다 새겨두라.


毋耽酒, 亂之階, 毋輕言, 禍之梯. 玷難磨, 醒則怕. 身以危, 家由敗. 是禁是愼, 以保以守. 恐斯須忘, 銘諸心口.

-권문해(權文海, 1534~1591), 「自警箴」



[평설]

1576년 그의 나이 43세 때 지은 글이다. 술과 말은 실수하기 아주 쉬우니,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다. 적당하게 술을 먹고, 쓸 말만 하기가 어렵다. 그중에 더욱 문제는 술이니, 술이 들어가면 말조심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술이란 성욕을 자극시켜 문란해지기 쉬우고, 말이란 뜻하지 않은 재앙을 불러들이기 십상이다. 말을 잘못 내 뱉으면 주워 담기 힘들고, 주사를 부리면 술이 깨서 부끄럽게 된다. 말과 술 때문에 작게는 관계를 망가뜨리고, 크게는 패가망신(敗家亡身)까지도 할 수 있다.


권문해 대동운부군옥.jpg 권문해, 『대동운부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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