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좌우명-
뜻을 세워라
초학자가 뜻을 세울 때에는 반드시 성인(聖人)과 철인(哲人)이 되고자 해야 하니, 속이지도 말고 어긋나지도 말아서 천성(天性)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타고난 기질은 착하거나 악하거나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옛날의 그릇된 버릇을 버리고서 처음의 본성으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하나의 터럭만큼을 보태지 않아도 온갖 선한 일을 충분히 행할 것이다. 아! 사람들이여 어찌하여 품은 뜻을 방종하게 하나? 맹자(孟子)는 본성이 선함을 말할 적에는 언제나 요임금과 순임금을 말했지만, 요임금 되고 순임금 됨이 어찌 나에게 달려있지 않으리오. 옛날이든 지금이든 어리석든 지혜롭든 오직 지향할 것은 말은 충실하게 하고 행동은 독실하게 하여 먼저 근본을 세우는 것이다. 늘 분발해야 할 것이니 어찌 다른 데에서 구할 것 있나? 안연(顏淵)이 말하였다. “순 임금은 어떤 분이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요임금과 순임금을 배우려 한다면 요임금, 순임금이 되는 게 뜻한 것이고, 안연을 배우려 한다면 안연이 되는 게 뜻한 것이니 무릇 뜻을 세움은 배움의 시작이 된다.
初學立志, 必期聖哲, 勿欺勿悖, 天性之則. 氣質所稟, 有異淸濁, 去其舊染, 復其初性, 不增毫末, 萬善足用. 嗟嗟衆生, 胡爲放志. 孟道性善, 必稱舜堯, 爲堯爲舜豈不在我. 古今愚智, 惟其所向, 言忠行篤, 先立本領. 常當奮發, 豈可他求. 顏淵有言, 舜何予何. 欲學堯舜, 堯舜是也, 欲學顏淵, 顏淵是也, 凡此立志, 爲學之始.
-박익(朴翊, 1332~1398), 「立志箴」
[평설]
입지(立志)는 뜻을 세운다는 의미다. 사람이 학문하는 처음에 어떤 뜻을 세우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孟子』「滕文公上」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안연(顔淵)이 말하기를 “순 임금은 어떤 분이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순 임금이 되려고 노력하는 자는 또한 순 임금같이 될 것이다.〔舜何人也 予何人也 有爲者亦若是〕” 이 말에는 성인이 되겠다는 의지와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이 함께 깔려 있다. 자기 한계를 스스로 규정하는 자는 그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없지만 성인과 같이 도달하기 힘든 목표를 설정한다면 적어도 성인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보통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지금 닮고 싶은 사람은 누구이며 나는 그 사람처럼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