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는 게 아니라, 무너져도 괜찮다는 걸아는것

#4 연습 중인 어른입니다.

by 샤이보이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다.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것보다,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

더 큰 지혜라는 걸.


무너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날 해야 할 일은 마쳐야 한다는 마음.

그 다짐 하나가

어른이라는 이름에 조금씩 가까워지게 해 준다.


예전에는 꿈을 그리기만 해도

가슴이 뛰고 설렘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점점 다르다.

"최악만 면하자."

어느새 이 말이 하루의 시작이 되곤 한다.


매일이, 매달이, 매년이

최고의 순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생각보다 무겁고,

기대보다 냉정하다.


그래서 이제는 큰 기쁨보다

작은 실망을 피하고 싶어졌다.

기대가 작을수록

상처도 덜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그런 삶의 방식이

단단한 다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때로는 스스로 묻게 된다.

혹시 나는 현실을 외면한 채

일상 속으로 도망치고 있는 건 아닐까?


우선순위가 분명한데,

하기 싫다는 이유로 피해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질문은 많아지는데,

답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래도 또 하루를 살아간다.

같은 삶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다른 질문들이 자라고 있다는 걸 안다.

좋은 질문이든, 나쁜 질문이든

그 자체가 성장의 한 조각이라는 걸

조금씩 배워간다.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고,

또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는 이 반복 속에서

나를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뒤돌아봤을 때

수없이 넘어지고 또 일어섰던 그날들이

내 삶을 조금씩 앞으로 밀어주고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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