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과"해야 하는 것"사이에서

#11 연습 중인 어른입니다만,

by 샤이보이

어른이 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것이 늘 우선순위에 놓이게 되었다는 거다.


어릴 땐 단순했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하면 됐다. 게임을 하고 싶으면 밤새도록 했고,

친구를 만나고 싶으면 숙제 따위 제쳐두고 나갔다. 그 선택에 큰 책임이 뒤따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삶, 혹은 앞으로의 몇 년을 바꿔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해야 하는 것'을 먼저 붙잡게 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뭐였더라?'라는 질문을 자주 잊게 된다는 거다.

가끔은 남들이 기대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그 기대에 맞추느라 나 스스로를 소모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


최근에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일 때문에 해야 하는 일들에 치여서, 정작 내가 좋아했던 글쓰기를 몇 달 동안 놓아버린 거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삶인데.. 나는 왜 그걸 계속 미루고 있을까?"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이 두 가지는 늘 충돌한다. 하지만 꼭 둘 중 하나만 고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해야 하는 것들 속에서도 작은 틈을 만들어 '하고 싶은 것'을 끼워 넣을 수 있다면, 그게 아마 어른의 균형 아닐까.


어른으로 산다는 건 거창한 게 아니라, 오늘도 버겁게 균형을 맞추는 연습을 해나가는 일 같다.

그리고 그 연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여전히 '아름답게 살아가는 중'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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