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8, 9층에는
하늘 정원이 있다.
해 어스름한 저녁,
하늘정원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풍경과 바람 소리에 취해 있다가
문득 도시 집 베란다 화분들이 떠올랐다.
마음이 걸렸다.
애지중지 키우던 아이들.
물을 흠뻑 주고 떠났지만,
바람의 냄새를 아는 그 애들은
지금쯤 내 빈자리를 눈치채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주의 초록초록함이 그 빈자리를 대신해주고 있지만, 낯선 초록은 내 손길을 모른다.
그래서일까.
낮엔 나무 그림자를 바라보다가도
밤엔 문득, 베란다의 작은 잎사귀들이 그리워진다.
정원은 하늘 위에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베란다에 머물렀나 보다.
낯선 초록이 눈부실수록,
익숙한 초록이 그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