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두 캔의 시간

by 사피엔




퇴근 후, 편의점 불빛이 내 하루의 마지막 등을 켠다.

손에는 차가운 캔맥주 두 개.

하나는 외로움을 위해,

하나는 견딘 나를 위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티 내지 않으려 웃었지만,

목소리 끝이 자꾸 떨렸다.

둘 다 내 마음을 눈치챘을까.



집에 돌아오니,

식탁 위에 아직 따뜻한 그들의 기척이 남아 있었다.

수저의 자국, 접시의 자국,

그게 다 사라지면

이 집은 완전히 혼자가 된다.



첫 번째 캔은 조용히 삼켰다.

두 번째는 천천히, 마음을 녹이며 마셨다.

거품이 목을 타고 내려가는 동안,

오늘의 외로움이 잠시 쉬어갔다.



불 꺼진 방 안에서

냉장고의 윙 소리만이 나를 대신해 숨을 쉰다.

그 리듬에 맞춰 나는 생각한다.



“오늘도 잘 버텼어.”



이 말 한마디면

조금은 괜찮아진다.

누구의 품도 아닌,

나의 어깨에 기대어 마시는 이 두 캔의 시간.



이게 지금,

내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다.



다시 혼자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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