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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프런트에는 적막이 내려앉고 있었다.
로비 밖, 조명 아래에선 야자수가 흔들렸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다섯 팀 대신
비와 바람이 번갈아 들이쳤다.
벚꽃이 다 떨어지면 어쩌지, 내일 낮엔 꼭 사진을 찍어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로비 문이 스르륵 열리며
삼십대로 보이는 딸과 육십대 부부가 프런트로 다가왔다.
응대는 매끄러웠고, 곧 입실까지 마쳤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해피콜을 넣으려는 순간, 먼저 벨이 울렸다.
517호였다.
“여기 3인인데, 왜 2인 세팅밖에 안 되어 있죠?"
차갑고 날선 여자 목소리. 나는 최대한 상냥하게 메뉴얼 대로 짧은 설명을 했다.
“저희가 인원 추가 요금을 따로 받지 않는 대신
기본은 2인 기준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요청 주시면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수건이랑 물, 컵 가져오세요.” 툭.
나는 순간 멈칫했지만 곧 몸을 돌려 백오피스에 둔 수건을 챙겼다.
그때 투숙중인 외국인 고객들이 프런트로 왔고 그들을 응대하는데 몇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알아들을 수 없는 인도어에 간간히 섞인 짧막한 영어 단어. 그 단어들에 집중한 끝에야
그들의 요구사항을 처리할 수 있었다.
아뿔사. 517호.
불과 몇분이었다. 그사이에 다가온 것이다. 머리 휑하고 울그락불그락한 517호 고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