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동물농장> 그리고 2025년의

Ep.1 - 침대와 돼지와 시트의 사회

by 사피엔



겹을 벗겨야 보인다.
잠든 건 나인지, 뇌인지.
질문은 늘, 가장 얇은 겹 아래 숨어 있다.


후각, 시각, 미각, 촉각, 청각.

생존에 필요한 다섯 감각만 멀쩡해도, 모든 생명체는 기본적인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공평하게 설계되었다.

그러나 인간은 이 오감만으로는 행복하지 않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더 복잡하고 집요하다.


그건 다섯 가지 감각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ㅡ 여섯 번째 감각, 곧 '소유권 감각'때문이다.


소유욕.

돈, 명예, 권력을 갖고자 하는 본능. 그 본능이 기민하고 영리하게 작동할수록, 우리는 '성공'과 풍요를 보장받는 시대에 산다.

이 감각은 인간에게만 부여된 특권일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권력을 쥔 돼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독재자가 되고, 그 돼지들을 따르던

동물들이 어떻게 점점 인간보다 더 비참한 존재로 전락해 가는지, 우화적 형식을 빌려 뼈저리게 보여주는 정치 풍자소설이다.


권력은 처음부터 악하지 않았다. 오히려 권력은

정당한 분노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의 삶은 비참한데다 힘들고 짧습니다.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먹으며, 숨만 쉬어도

힘이 다할 때까지 일을 합니다. 이것이 과연

자연의 질서일까요?"

이 메이저 영감의 외침이, 곧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리고 돼지들은 인간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끝내, 또 다른 인간이 되었다.

권력은 부패했고, 약속은 번복되었고, 규칙은 조작되었다.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면 안 된다"는 "시트를 깔고 침대에서 자면 안 된다"로 탈바꿈되고,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는"지나칠 정도로 술을 마시면 안 된다."로 교묘히 둔갑하였다.


하지만 대중은 몰랐다.

우매한 민중은 그것이 기만인지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규율은 어느새 관습이 되고, 관습은 질서가 되고, 질서는 진실처럼 굳어졌다.


그 장면을 읽다 보면, 머릿속에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가 타도해야 할 대상은 정말 부패한 권력일까? 혹시, 자기 판단을 유예하고, 눈을 감고, 말없이 따르는 대중의 무지가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아닐까?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에선 이렇게 말한다.


"금력이 강한 상류계급이 부를 축적할수록 금력이 약한 하류계급은 더욱 심한 궁핍과 박탈감에 시달린다."


이 말은 그저 책 속에만 존재하는 이론이 아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며 살아간다. 그 삶의 윤리는 '신분'처럼 정당화되고, '그들만의 질서'는 세습된다.


2025년. 대선이 코앞이다.


정치인들은 공약을 쏟아내고, 대중은 희망을 걸거나

조롱하거나 외면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은 돼지가 아니라, 우리가 가축처럼 취급되고 길들여지는 사회 구조 자체다.


그러니 되묻는다. 특권의식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그들은 어떻게 기만하고, 우리는 어떻게 속는가. 우리는 왜, 아직도 침대 밑 시트를 확인하지 않는가.



나는 오늘도, 우매하지 않기 위해 무력한

하루를 끌어안는다. 그리고 시대를 밝히는 별의 탄생이 더 많길 소원한다.



우리가 꿈꾸는 삶은 삼겹인가, 오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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