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와 상징, 개나 줘버려!

by 사피엔




<비유와 상징, 개나 줘버려!>



나는 문장보다 생존의 숨소리에 예민한 사람이다.

아름답게 꾸며진 말보다,

한 번의 헉, 한 번의 울컥,

바닥에서 끌어올린 숨소리를 먼저 듣는다.


누군가 정교하게 쌓아올린 비유와 상징,

그 밑에 맥박이 없으면,

그건 내게 시궁창 냄새로 다가온다.

말이 감히 진실을 흉내낼 때,

나는 그곳을 외면한다.

울지도 않은 자가 눈물의 맛을 말할 때,

굶주리지 않은 자가 결핍의 철학을 읊을 때,

나는 역겨움을 느낀다.


나는 삶을 통과하지 않은 언어를 믿지 않는다.

차라리 거칠어도 좋다.

차라리 모순되어도 상관없다.

다만 그 문장에, 살아온 증거가 있어야 한다.

숨 막히는 날들을 견딘 자만이 내게 말을 걸 수 있다.


나는 문장을 쓰기 전, 먼저 삶을 들이마신다.

그래야 뱉는 말이 내 것이 된다.

말보다 먼저 겪고,

겪은 것을 다 말하지 않아도

그 말 안에 들리는 숨소리.

그 울음과 버텨낸 시간이,

내가 허락할 수 있는 유일한 문장이다.


이 세상에 말은 너무 많다.

좋아요와 공감이라는 리본으로 싸인,

속 빈 언어의 퍼레이드.

그러나 나는 거기서 등을 돌린다.

나는 장식 없는 마당을 찾고,

내 말에 깃든 체온을 기다리는 사람 앞에서만

입을 연다.


나는 알고 있다.

진짜를 쓰는 사람은,

진짜 살아남은 사람이란 걸.

나는 지금도 살아남기 위해 문장을 삼키고,

살아남은 자로서

오늘의 숨을 말로 건져낸다.


그러니, 그 비유 따위, 개나 줘버려.

몸으로 통과해! 그렇지 못한 넌, 꺼져라.


- 거친 여자, 사피엔 -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지고 나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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