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깨달음, 영성에 대한 완전한 추구, 내면으로의 침잠. 사람은 제각기 삶의 의미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살아간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낸 걸까. 내 인생의 방향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나는 누구일까. 근본적인 질문을 마음에 품은 채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은 종교를 통해 심신의 위로를 얻기도 하고, 일상에서 수행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점검하고 성찰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나’를 알려는 사람들은 이런 경향을 띠고 있는 듯 보인다.
‘나’를 진짜로 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한 관점에서만 보자면 내 성격과 기질을 파악하고 적성이나 취향, 취미와 같이 이끌리고 관심 가는 분야를 자세히 탐구하는 것에 해당한다. 요새 유행한다는 mbti 검사라던지, Big5 검사를 통해 스스로에 대해 자세히 분석함으로써, 자신이 보다 더 추구하고 원하는 ‘본질’에 관련된 삶을 살고자 하는 노력과 시도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의식과 사고가 지나치게 ‘나’라는 자아에만 쏠린다면 잘못된 경로에 이를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종의 자의식 과잉처럼 ‘나’에 대한 의식에만 갇혀 다른 상황이나 사물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현상처럼 말이다.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이다. 출가를 하거나 수도원에 들어가서 구도 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인간관계도 신경 써야 하고 일자리를 구해 밥벌이도 해야 한다. 속세와 발붙여야 한다는 뜻이다. 지나치게 ‘나’라는 대상에만 관심을 가져 정치에도, 경제에도, 여러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지 못한 채 ‘나’에만 머문다면 그것은 우물 안 개구리와 같지 않을까.
‘꿈’만을 쫓아 결국 성공하거나 유의미한 결과를 남긴다면 다행이다. 반대로 허망한 결과만 남게 된다면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큰 손해다. 이럴 때일수록, 현실과 꿈의 괴리에서 얼만큼의 간극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메타인지’도 필요하며, 내가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지를 제3자의 관점으로 자문도 해야 한다. 그냥 단순히 하고 싶다고,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삶이라고, 이뤄내고 싶은 꿈이라고 무작정 접근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무엇을 하든 자유이지만, 책임과 무책임 그 미묘한 경계에 걸치지 않게 늘 유의해야 한다. 사람은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할 때가 있다. 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처럼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일을 수행해야만 국정이 돌아가고 외세의 침입에도 맞설 수 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규칙은 공동체가 이뤄지고,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사항들이다. 만약 이런 것들을 전부 도외시한 채 ‘내 본질’에만 지나치게 집중한다면, 이는 자칫 방종으로 흐를 수 있다.
모든 꿈이 부정적인 건 아니다. 개인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꿈이란 좋은 것이고, ‘나’를 파악해 본질에 다가가려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과의 틈새가 벌어진 채로 ‘나’를 향한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는 자칫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아갈 수 있다. 요즘 TV에서도 개인의 자아실현을 다루는 방송들이 자주 나오고, 유튜브에서도 꿈과 관련된 자기계발 영상들이 알고리즘에 떠오르는데, 이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객관과 주관의 조화가 시급하다는 뜻이다.
결국, 미래에 자신이 마주하게 될 결과는 자신의 선택과 책임에 달려있다. 먼 시간이 지나 누군가를 탓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버린다. 내가 이뤘던 조그마한 선택들이 모이고 모여 ‘나’라는 인생을 이루고 그것이 나의 본질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현명한 대처를 취해야 한다. 인간은 세상이라는 거대한 환경 속에 내던져진 실존의 동물이지만, 동시에 현실에 발붙여 살아가는 한계 역시 지녔다. 지나친 환상에서 벗어나, 주변을 바라보고 세상을 둘러봐 보자. 답은 먼 곳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