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움에 대하여

by 이동훈

마음이 따뜻하다는 건 심성이 곱다는 것을 의미한다. 넉넉한 마음으로 아낌없이 베푼다거나, 상대방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심성이 고운 사람을 만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 사회는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다. 각자의 생존 경쟁 때문에, 나보다 조금이라도 잘나간다고 생각이 든다면 적대시하거나, 상대방을 제치기 위해 무의미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사회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건 사람이 따뜻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조건이란 무엇이냐 하면, 풍요로운 물질과 환경 같은 경제적 이익이라기보다는, 바로 인간만이 간직한 고유의 ‘인간성’을 의미한다.

우리는 인간이다. 고등 사고를 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지적인 존재다. 단순히 먹고 자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발견하고 노력하는 존재다. 만약 우리가 단순한 동물이었다면 그저 의식주의 욕구를 해소하는 것에 평생을 바쳤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우리는 사유할 수 있고, 남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개성도 가질 수 있다.

용서는 사랑의 기본적인 조건이다. 잘못을 저지른 남에게 손가락질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으로 용서를 한다면 우리 스스로는 인격적으로 도야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굳이 성인 군자로 비춰질 필요는 없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일들중에서, 비록 작디작은 한두 가지 일이더라도 관용을 베풀거나 용서를 해보는 일에 마음을 열어 보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 남보다 뛰어나 싶어지고,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못났다고 탓할 수도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공생하는 존재이다. 내가 있기에 남도 있을 수 있고, 남이 있기에 나도 존재할 수 있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속에서 우리가 안전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낼 수 있는 것도,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성이란 것이 살아 숨 쉬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경찰은 범인을 잡고, 회사원은 사무를 보고, 의사는 진찰을 하며 각자 맡은 자신의 일들을 이루어낸다. 가까이서 보면 평범하고 당연한 일들일 수 있으며,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멀리서 보면 이런 행위들 하나하나가 무척 인간적인 일이며 나라는 존재를 넘어 우리를 생존케 만드는 일들이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일상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미소를 건네는 이런 일들이 커지고 커져 다른 사람들을 돕고 구원하는 행위로 나아간다.

예수님이 설파하셨던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도, 결국은 나의 행위와 너의 행위가 동일하고, 우리 모두가 같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시대는 변했지만, 진리는 여전히 동일하고 사람의 본질은 같다.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삶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인간다움을 배운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질 때, 신뢰를 기반으로 한 용서와 사랑이 진정으로 실현되리라 믿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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