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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h Kim Nov 10. 2019

그 숲 속, 크뢸러 뮐러 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 컬렉션

우리들은 너무 자족하거나 너무 불안정하거나, 너무 신뢰하거나, 너무 의심하거나, 너무 진지하거나, 너무 명랑한 상태에 쉽게 빠진다. 이럴 때 예술은 우리가 잃어버린 성향을 농축된 형태로 내놓아, 우리의 기울어진 자아의 적당한 균형을 회복시켜 준다. 알랭 드 보통,
영혼의 미술관 중에서
네덜란드의 시간 @ 크뢸러 뮐러 미술관 가는 길

살면서 많은 뮤지엄들을 다녀보고 있지만 내 인생 최고의 미술관중에 하나를 뽑으라면 주저 없이 나는 이곳을 떠올리게 된다. 암스테르담에서 두어 시간 넘게, 트램으로, 기차로, 버스로 갈아타고 자전거로 가야 도달하는 숲 속의 아름다운 휴식처. 네덜란드 오테를로 '호지벨웨국립공원'안에 자리 잡은 크뢸러 뮐러 미술관은 빈센트 반 고흐의 컬렉션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손꼽힌다. 여의도의 7배 이상되는 친 환경적인 국립공원을 자전거로 다니다 보면 길을 잃기도 한다. 브레이크가 따로 없어 페달을 반대로 밟아 운행하는 네덜란드식 자전거 운행이 서툴러 넘어지기도 반복했다.

마크 디 수베로, k-piece, 빨간 조형물과 초록 잔디 그리고 단층의 미술관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그래도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아름다운 숲 속을 통과해 미술관까지 가는 길에서 나는 완전한 자유를 느꼈. 어느새 자전거가 몸에 익숙해지자 브레이크가 따로 없어도 슝슝 잘 나간다. 내 마음이 닿는 그곳까지. 시간은 모든 것을 천천히 바꾸지만 공간은 많은 것들을 빠른 시간에 뒤바꾼다. 여행을 하면서 또 다른 여행을 떠나온 이 날에 감사한다. 독일의 한 재력가가 모은 반 고흐의 컬렉션을 보기 위해 숲으로 왔다. 비 온 뒤 맑은 새소리가 촉촉한 대지의 자연을 훨씬 더 운치 있게 해 준다. 미술관에 들어가기까지 아직 시간이 충분하니까, 자연의 소리에 온전히 마음을 맡겨보자. By Sarah

네덜란드 바이크 투어, 운치 있는 자전거 전용로를 따라 라이딩 라이딩
미술관 앞 조각공원 산책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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