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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h Kim Feb 27. 2018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21세기 로빈 훗, 뱅크시 Banksy

 21세기 로빈 훗, 아트 테러리스트
영국의 그레비티 화가, 뱅크시 Banksy
암스테르담 Moco 미술관에
그의 작품들이 출몰하다.


2018년, 새해맞이로 북적북적한
암스테르담 뮤지엄 핫플레이스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앞에 위치한  I amsterdam 시그니쳐. 시종일관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로 들끓는 핫 플레이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겨울은 혹독하다. 지리적인 특성상, 겨울이 유독 춥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얄궂은 날씨가 계속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마치 세상의 마지막을 사는 양 즐거움에 휩싸여있다. 2018년 새해 첫날을 앞두고 있으니까! 암스테르담 뮤지엄 광장 앞에 설치된 스케이트장 입구엔 해뜨기 전부터 몰려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네덜란드인들은 참 겨울 스포츠를 사랑한다. 지난 봄 색색들이 아름다운 튤립이 화양연화를 이루는 풍경과는 또 사뭇 다르다. 밤 비행기로 도착하자마자 짐을 공항에 맡겨둔 채 아침 댓바람부터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을 다녀오는 길.... 뱅크시의 유명한 벽화 그림이 유독 눈에 띄었다.

2017년의 마지막날, 뮤지엄 플레이스 광장 풍경들
암스테르담 Moco 미술관(좌), 뱅크시의 작품중 가장 인기를 받고 있는 <풍선을 든 소녀> (우)


"In Art we trust"
예술 안에서 우리는 믿는다.


라는 전시 제목이 눈에 쏙~들어온다. 뱅크시는 그라피티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이다. 그래비티는 벽면이나 거리의 자유로운 벽화 그림을 뜻한다. 거리의 낙서화가 하면 뉴욕 뒷골목의 낙서 예술의 시초자 장 미셸 바스키아를 떠올리게 된다. 20세기 현대미술의 장르로서 낙서예술의 선구자로 바스키아와 키스헤링이 있었다면, 21세기 동시대를 살면서 이 분야에 가장 핫한 인물은 바로 이 뱅크시가 아닐까 싶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21세기형 자유로운 아티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성별이나 생년월일, 국적(영국 국적으로 알려져 있긴 하다), 심지어 뱅크시라는 이름도 사실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그런데 이곳, 암스테르담에서 뱅크시 전이 열린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그래비티가 아닌 암스테르담 핫 플레이스의 현대 미술관에서... 흠 뱅크시가 자신의 기획전을 열만큼 이제는 대중 앞에 커밍아웃을 했다는 뜻일까? 여러 가지 궁금증이 갑자기 물밀듯 밀려왔다. 암스테르담 뮤지엄 카드 적용이 안되고, 또 바로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이 Moco 뮤지엄을 통과해야 바로 2018 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뱅크시의 영화,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라는 말처럼 말이다. 하하

암스테르담 Moco 미술관, 뱅크시 기획전 작품들

예술에 대해 제대로 된 안목을 갖추지 않은 채 겉치레로만 여기는 사람들을 비판한 행위예술을 했던 뱅크시의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한 번은 뱅크시가 대영박물관에 원시인이 그려진 돌을 몰래 진열시켜놓고 갔는데, 며칠 동안 사람들이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 줄 몰랐다고 한다. (사실 알아채릴 재간이 없기도 하다!)


또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브루클린 뮤지엄에서 계속해서 같은 반란? 행위들을 일삼곤 한 그다. 미술계의 자본주의를 실랄하게 꼬집으면서 기득권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부끄럽게 만드는 재능이 탁월하다. 사회비판적이고 유머러스한 그의 작품들을 보며 생각을 한다. 촌철살인적인 풍자를 담아낸 그림 하나하나에 그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있는 듯 하다. 세상의 부조리를 보면서도 결코 아닌 척, 모른 척 살아가지 않은 그의 대담함이 참 멋지고 위대해 보인다. 런던의 도시 곳곳에 그의 벽화 그림을 찾아 떠나는 아트 투어도 인기라고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다음 여행지로는 뱅크시의 그림을 찾아 나서고 싶어 진다.

암스테르담 Moco 미술관, 뱅크시 기획전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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