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st’s Way ― 내 안의 창조아이를 만나는 길
The Artist’s Way
내 안의 창조아이를 만나는 길
Julia Cameron, A Spiritual Path to Higher Creativity
오늘 아침 공기에는 가을 냄새가 납니다. 밤새 충분한 수면은 달콤한 아침을 열어줍니다. 9월 아침의 시원한 바람이 창문 틈으로 들어오고, 나무는 조금씩 색을 바꿀 준비를 합니다. 모닝 커피는 절대 빼놓을 수가 없죠. 일리 커피 머신에서 추출되는 에스프레소는 짧고 묵직하게 떨어집니다. 요즘에는 콜롬비아 원두가 딱 좋아요. 커피 위에 차가운 우유를 부어 아이스 라테를 만듭니다. 잔 위로 맺힌 이슬 같은 물방울을 바라보며, 기분 좋은 팝송 플리를 틉니다. 어젯밤 정해놓은 펭귄 북스와 스타벅스 콜라보 초록 노트, Unruled Note를 열고 오늘의 첫 문장을 적어 봅니다. 오늘은 감사에 대한 이야기, 이미 끝난 연애에서 이불킥을 한 바보 같은 이야기, 하루소망 같은 잡다한 이야기를 씁니다.
The Artist’s Way는 1992년 처음 출간된 이후 전 세계 500만 부 이상 판매된, 창조성 회복의 고전입니다. 출간 30주년을 맞아 개정판이 출간될 만큼,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창조적인 자아를 발견합니다.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12주 과정의 실습형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주어진 지침을 따라가다 보면 내 안의 창조성이 조금씩 회복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작가 줄리아 캐머런 Julia Cameron 은 작가이자 시인, 영화감독, 그리고 창작 훈련가입니다. 그녀는 “모든 사람은 예술가”라는 믿음으로, 예술가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자기 안의 창조성을 회복하도록 도와왔습니다.
책의 첫머리에서 그녀는 이렇게 선언합니다.
Creativity is the natural order of life.
Life is energy: pure creative energy.
창의성은 삶의 자연스러운 질서입니다.
삶은 에너지이고, 순수한 창조적 에너지입니다.
즉, 창의성은 특별한 소수의 재능이 아니라 누구나 지니고 있는 삶의 본성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이미 창조적 존재임을 기억하게 하고, 그 가능성을 되살리도록 이끕니다.
모닝 페이지 ― 마음의 배수구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실천은 바로 오늘 아침에 제가 끌쩍거렸던 모닝 페이지(Morning Pages)입니다.
Morning Pages are three pages of longhand, stream-of-consciousness writing.
모닝 페이지는 손글씨로 쓰는,
의식의 흐름 그대로의 세 페이지입니다.
줄리아 캐머런은 이를 “마음속 잡동사니를 배수구처럼 흘려보내는 방법”이라고도 설명합니다.
Morning Pages are a way to drain the clutter
from your mind —
a sort of spiritual windshield wiper.
모닝 페이지는 마음속의 잡동사니를 쓸어내는
영적인 와이퍼입니다.
방법: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노트에 세 페이지를 손으로 씁니다.
내용: “오늘은 피곤하다”, “커피가 유난히 진하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다”… 아무 생각이나 괜찮습니다.
효과: 머릿속이 정리되고, 감정이 정화되며, 창조적 아이디어가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줍니다.
오늘 아침, 저 역시 이렇게 썼습니다. 창밖 바람이 제법 가을 같다. 행복한 가을. 이 계절을 더욱 사랑해야지. 어제의 연애는 이제 더이상 반복하지 않으리! 오늘 커피에는 우유가 좀 더 들어가서 싱겁네. 아주 정량의 우유가 필요하군. 등등 무려 4페이지 분량을 휘갈겨 썼어요. 쓰고 나니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아티스트 데이트 ― 혼자 떠나는 소풍
또 하나의 핵심 개념은 아티스트 데이트(Artist Date)입니다.
The Artist Date is a once-weekly,
festive, solo expedition to explore
something that interests you.
아티스트 데이트는 일주일에 한 번,
혼자서 떠나는 축제 같은 탐험입니다.
서점에서 책을 훑어보거나, 작은 미술관을 거닐거나, 시장을 산책하는 것—무엇이든 좋습니다. 핵심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 순간 비로소 자기 내면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옵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새로운 창조성의 씨앗이 됩니다
The Artist’s Way는 단순히 창작 기술을 높이는 책이 아닙니다. 삶 자체를 예술로 바라보게 만드는 안내서입니다. 아침의 모닝 페이지는 내 마음을 비우는 배수구가 되었고, 주말의 아티스트 데이트는 내 영혼을 위한 작은 소풍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습관을 꾸준히 이어가려 합니다.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 자체를 예술로 바라보며, 매일의 순간을 조금 더 새롭게, 조금 더 충만하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집 구조를 좀 바꿔볼까. 여기까지 생각에 미쳤고, 바로 아침 작업 책상을 알아봤어요. 지금 쓰고 있는 구닥다리 책상을 이제 과감히 내던지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