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몽마르트의 연인

#S2. 수잔 발라동을 생각하다.

by Sarah Kim

파리의 미술기행 Musée de Montmartre

몽마르트르 뮤지엄가는 길, 수잔 발라동을 생각하다.

지난 겨울 어느 날, 늦게까지 친구와 토론을 하다가 새벽녁에야 겨우 잠들 던 날이 있었어요.
바로 그 때, 제 글쓰기 주제는 단연 '수잔 발라동' 이었어요.

수잔발라동, 아들 모리스 위트릴로와 함께

늘 호기심과 설레임으로 제 마음을 두드리는 '장소와 시대'가 있지요.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파리가 그렇답니다. 18-19세기 프랑스 역사와 유럽에서 가장 근대화된 도시 파리를 중심으로 바뀌는 미술의 역사... 그리고 그 중심에 선 혁명가다운 예술가들은 언제나 제 첫번째 관심의 대상이랍니다.


19세기 마네의 '풀밭위에서의 점심식사' '올랭피아'를 출발로 모네, 르누아르, 바지유 인상주의 부터 마티스, 피카소, 앤디워홀, 잭슨폴락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그 '흐름을 따라 가는 여정'은 늘 제게 놀라운 기쁨을 안겨주고 있지요...

19세기 몽마르트 언덕의 예술가들
마네, 풀밭위의 점심식사(1863), 오르세 미술관
잭슨 폴락, Number 26A, Black and White (1948)& The deep (1953) 파리, 퐁피두 센터 현대미술관

그 시작점에서 19세기 파리 몽마르트르 후미진 뒷골목엔 야심차게 자신의 시대가 오길 기다리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던 일군의 예술가들이 있었지요. 이름만 들어도 아하!할 만한 이들의 배후엔 친구이자 동료이자 뮤제이기도 했던 한 여인이 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몽마르트르 뮤지엄 수잔발라동관

수잔 발라동. 그녀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지면에 다 담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참으로 강인하면서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았던 매력적인 여인으로 기억하고 싶어집니다.

수잔 발라동, 버려진 인형(1921)

유독 누드 자화상을 많이 그린 여류화가에요. 시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동시대를 살았베르뜨 모리조, 마리로랑생, 코코샤넬처럼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했던 혁명가다운 면모를 읽어 내곤 합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로서는 여성이 자기 주도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인정을 받는 다는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아틀리에 에서의 수잔 발라동

몽마르트르 언덕에 전설처럼 남아있는 이야기. 이야기들...그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은 조각조각 수백 피스의 퍼즐을 맞춰가는 것 만큼이나 시간적인 노력이 드는 일이지만 그 조각이 하나 둘씩 맞춰질 때면 남모를 즐거움에 빠져듭니다. 하핫

몽마르트르 언덕을 올라가는 그 길....눈에 띄게 예쁜 집이 있지요? La maison Rose 라 메종 로즈 '장미의 집'
수잔발라동과 그의 마지막 사랑 앙드레 우터와
함께 살던 집이 지금의 이 카페로 변모했습니다.

수잔 발라동 아뜰리에에서 바라본 포도밭 정경
라 메종 로즈, 장미의 집

피카소가 그리 사랑했던 카바레 라 팽아질(Lapin-Agile) 옆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피카소의 단골 카바레, 라 팽아질

사생아로 태어나, 당시 여성이 할수 있는 일이라곤 안해본 게 없을 정도로 그 삶에 녹진함에 흠뻑 베어 있던
여인이었죠. 그렇지만 르누아르, 로트렉, 드가 그림에 팔색조의 팔색조의 매력을 내뿜었던 그녀.마침내 로트렉에 의해 그림의 재능을 발견하고 드가와 같은 화가의 조력으로
자신만의 그림세계를 오색빛 캔버스에 담아냅니다.

드가의 모델이 된 수잔 발라동
로트렉이 바라 본 수잔 발라동
모딜리아니의 수잔 발라동
르누아르의 예쁜 뮤제 수잔 발라동

몽마르트르의 화가,
모리스 유트릴로Maurice Utrillo 의 어머니.
20세기 미니멀리즘 음악의 선구자로 불리우는
에릭사티의 평생의 뮤제.

수잔발라동이 그린 에릭사티

그리고 앙드레 우터의 사랑이자, 19세기를 이끌어가는 숱한 화가들의 친구이며 뮤제였던 수잔 발라동....

그녀의 치열했던 한 생애가 흐릿한 목요일을 강렬한 빛으로 채워주고 있네요.


"I paint people to get to know them."

나는 사람들을 그린다. 그들을 알기 위해서. 수잔 발라동

수잔발라동의 아뜨리에를 방문하던 날. 내 맘은 한 여인의 스펙타클한 삶으로 가득해져 무척이나 행복해졌답니다.

티시제트,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중에서> 밑줄 친 부분을 필사하며 글을 맺을께요. By Sarah

'프랑스 여자들은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안으로는 지성을 채우고 삶에 대한 호기심을 확장 시켜 나가면서 겉으로는 자신의 외모를 돌보고 가꾸는 것을 그들은 큰 기쁨으로 여긴다. 이것은 대단히 프랑스적인 사고 방식이고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수잔 발라동의 흔적이 묻어난 아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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