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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h Kim Oct 11. 2016

도쿄의 작은 프랑스

가구라자카


어린 시절 나는 참으로 대단한 감각장치였다.

아마도 나의 몸에는 바깥 사물이 들어 올 수 있는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 있었던 모양이다. 알퐁스 도데


프랑스 삽화가, 장 자크 상뻬의 삽화


프랑스식 빵을 즐길 수 있는 이 곳은
도쿄안의 쁘띠 프랑스 _가구라자카 ♡
Flower vacation을 지나던 날, 이른 아침 이 꽃집 앞을 걸으면 그 날엔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다.

지하철 가구라지카역에서 바로 내려 20~30분이면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는 이 거리. 서울의 서래마을처럼 아기자기 예쁜 프랑스 마을이다.


낯설지만 또 편안한 이 거리. 누구와 함께 걷느냐에 따라 느낌이 사뭇 달라진다. 우리네 인생 길도 그렇지 않을까?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쳐 간 후 한 여름의 정취가 반짝이던 날, 열린 창으로 새어나오는 불빛들에 몇 번이나 발걸음을 멈추었던지!



동네 가로등위에 걸린 스피커로 에디뜨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 L'hymne à L'amour  노래가 들려온다. 아, 여기는 분명 도쿄인데 어딘지모르게 빠리 느낌이 나네


Le ciel bleu sur nous peut s`effondrer
우리 위의 푸른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Et la terre peut bien s`écrouler
땅이 꺼져버린다 해도
Peu m`importe si tu m`aimer
당신이 날 사랑하신다면 난 아무 상관 없어요
Je me fous du monde entier
난 이 모든 세상 아무 상관 안해요
Tant qu`l`amour inond`ra mes matins
사랑이 나의 모든 아침을 가득 메우고
Tant que mon corps frémira sous tes mains
당신의 두 손안의 떨리는 내 몸이 있는 한
Peu m`importe les problèmes
어떠한 문제도 난 상관 없어요
Mon amour puisque tu m`aimes
나의 사랑, 그대가 나를 사랑하기에


너랑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혼자서 여러가지 상념에 빠져든 나. 서로 다른 풍경을 바라보며 쌓아올린 시간들. 그 시간의 간격이 너무 크질 않길 바라며. 너의 맘 속에 또 나의 맘 속에 그려진 이 세상이 이왕이면 좀 더 선명하고 예쁜 색으로 반영되길 바랐다.


가구라자카의 오밀조밀한 가로수  길위에서

신선한 빵냄새가 솔솔 나는 그 빵집 앞, 키작은 건물들 사이로 뻗은 가로수 길. 그 길위에 행복을 담다. 기억을 담다. Sara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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