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설에는 타인을 편안하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나의 소설에는 무거운 침묵, 격양된 슬픔이 있습니다. 또 소설 속 인물들의 휘몰아치는 감정과 그들에 얽힌 서사가 있습니다. 독자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작가인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소설은 거짓이 아닌 허구, 판타지 입니다. 독자에게 나의 소설은 일순 지나가는 미적지근한 바람이 될 수도 모래를 깎는 파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나의 소설이 독자 곁을 지나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를 기억할 수도 있고 그저 한번 보고 모른 척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렇기에 더욱 소설 쓰기는 멈출 수 없습니다. 내 글이 단 한 명의 기억이 되는 희열은 내 삶이자 인생 전부이니까요. 나는 앞으로도 내 소설 속 인물들을 사랑할 것이며 독자와 나를 위한 글쓰기를 이어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