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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부 Mar 27. 2016

이런 정신 이런 사기꾼

자각

어제 헬쓰장에서 머리를 말리고 드라이어를 내려놓으니 어떤 여자가 '다 사용했어?'라고 물었다. 실은 확실한건 아니다. ' 다 사용했어요?'일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들렸고 순간 기분이 확~~ 나빠졌다. 곁눈질로 얼굴을 보니 나보다 좀 나이가 있어보인다. 그럼 진짜 반말한거야? 


진실은 알 수 없지만 그 여자가 반말을 했다고 해도 그게 왜 기분 나쁜 일일까? 그 여자가 정신 못차리고 아무한테나 반말을 하는 수준이라면 그건 그 여자의 문제고 나랑은 아무 상관없는 일인데.. 처음 보는 여자의 정신상태를 내가 관여할 필요 없지 않나?


친한 친구 하나가 요즘 사기를 당해서 무척 힘들어한다. 금전적으로 엄청난 손해를 봤고 지금은 형사재판중인데 그 사기꾼은 정말 뻔뻔하기가 그지없다. 그 사기꾼이 어찌나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연기를 하는지 그걸 보고 오는 날이면 내 친구는 분하고 억울해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 뻔뻔함 그 거짓이 전부 오롯이 그 사기꾼의 소관인데 내 친구가 자꾸 '인간이 어쩜 그럴수 있니? 어쩜 그렇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니? 대체 왜 나한테 그런거니?'라며 억울해하면 안타깝다. 그 사기꾼을 키운 엄마도 아니고 사기꾼 본인도 아닌데 그 사기꾼의 사기를 친구가 어쩔 수가 있겠는가? 다만 그런 사기꾼이 우리랑 같은 세상에 살고있고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고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분간이 안가는 모습이라는 걸 몰랐다는게 잘못인거지. 그 사기꾼이 왜 그런지 어떻게 그럴게까지 사기를 칠 수 있는지.. 왜 하필이면 나한테 그랬는지는 아무리 억울해도 내 소관은 아닌거다. 


내가 만약 '왜 반말이야?'라고 화내면 정신나간 여자는 미친듯이 달려들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은 그런거니까. 사기꾼한테 '왜 나한테 사기를 쳤어?' 라고 물으면 그냥 너가 걸려든거라고 답할거다. 사기꾼은 사기를 치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으니 만약 '너'가 아니었다면 '또다른 너'가 걸려들었겠지.. 그러니 사기꾼이 사기꾼인걸, 그여자가 정신나간걸 우리가 어찌 해볼 수는 없다. 세상에는 정신나간 인간들도 많고 사기꾼도 많고 심지어는 살인자도 있지만 그건 그 사람들의 결함이다. 내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거기에 걸려들어 싸움질을 하고 사기를 당하면 그때는 내 잘못이 되는거다. 그 전엔 아무리 기분이 나빠져도 생각해보면 나랑 상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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