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혼자서 mbti검사를 해보면 infj가 나온다.
그 특성을 읽어보면 나랑은 썩 닮지 않아서 갸우뚱해지곤 했다.
어느 날 mbti를 전공했다는 전직 심리상담가가 역시 네가 t라서 그렇게 말하는구나..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t라고? 반문하니 그럼 네가 t가 아니면 누가 t야? 한다.
그래서 intj의 특성에 대해 찾아보니 오~ 이럴 수가 이게 나다!
그런데 왜 검사를 할 때마다 infj가 나오는지 생각해 보니, 나는 born intj이지만
엄마라는 일을 전업으로(다른 업은 전혀 없는 상태로) 30년 살다 보니
내 행동은 내 본성에 반하여 f성향을 키웠구나 싶었다.
지금 내가 검사를 하면 infj가 나온다는 거에 대해 생각해 보면
사회생활은 없는 채로 가족관계에만 올인하고 있는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mbti 문제지의 상황을 거의 가족과의 상황으로 답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나가서는 좀 더 동등한 입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주고
집에서 아이들에게는 한번 걸러진 모습을 보여주는 식이었을 거다.
사실 t인데 아이들을 f로 대하게 될 수 있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특히, 나보다 더 지랄 맞은 entj아들과 도무지 이해가 불가능한 isfp딸을 키우는 일은 단순히 쉽지 않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나라는 인간의 부품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서 다시 닦고 기름치 기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갈고닦아온 일이었던 것 같다.
한 번은 친구를 만났을 때 내가 식구들에게 이런 절제된 모습을 보이면 관계가 훨씬 부드러워지는 걸 알고 그렇게 살고 있는데 그런 내 모습이 너무 나 같지 않고 나를 잃어버리는 일 같고 너무 서글프다고 했더니, 친구는 '나라면 식구들하고 좋아졌으면 좋아하고 말 텐데 그게 또 슬프구나'
그 대답을 듣고 나는 또 놀라고 말았다.
내가 자기 연민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하고
내가 이렇게 최선을 다할 때 나는 나 자신을 포기하면서까지 열심히 했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내가 행복하기보다는 힘들고 지쳐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들을 억지로 키운다거나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고
나쁘게 보면 내가 위선적이라고까지 생각할 수도 있었을 거다.
엄마의 노력이 고맙다기보다는
자기들이 왜 노력해야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들인가?
왜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들인가? 싶었을 거다.
intj설명을 들어보면
가장 친구가 없고 혼자만의 space가 필요하고 가장 결혼하기 힘든 유형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만약 지금 같은 사회적인 상황이라면,
나는 결혼도 육아도 안 하는 minimalist로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내가 결혼할 시절에는 그런 옵션이 없었다.
다행히 나는 남자보는 눈은 있어서 남편을 정말 잘 골랐다.
하느님이 나라는 인간을 보고 맞춤제작해 준 남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남자가 아니었으면 나는 평탄한 결혼생활을 하기 어려웠겠다 생각을 한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은 상상해 본 적도 없게 힘든 일이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행복하다 느끼지 못했다.
가장 행복한 날이 둘째가 5살이 되어 유치원에 처음으로 등원하는 날이었다.
드디어 조금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좋았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었다.
누구도 미덥지 않아서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단 하루도 남에게 맡긴 적이 없을 정도다.
남편에게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청소는 하게 했지만 아이들은 맡기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내 행복도 좀 챙겼으면 더 나았으려나 싶다.
융통성 없이 힘들게 살았던 것 같다.
그게 또 intj의 모습인가 보다.
너무 진지한 나머지 현재의 눈앞에 있는 꽃도 못 보고 꽃향기도 못 맡는 안타까운 성격
지금처럼 육아 블로그나 유튜브가 많을 때였다면 더 잘했을 것도 같다.
그때는 정보가 많지 않았다.
육아서도 많지 않았고 읽어봤자 다양한 의견도 없었다.
그저 너무 피상적인 이야기들 뿐이었고 실생활에 적용할 내용도 많지 않았다.
나는 그저 자기 연민에 빠진 피곤한 엄마였을 거다
그 당시 내 사진을 보면 난민처럼 말라비틀어진 까만 얼굴이다.
아이를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잘 놀고 잘 즐기는 방법을 잘 몰랐다.
그저 목장을 지키는 개처럼 아이들을 열심히 지키기만 했던 것 같다.
세상 풍파로부터 모든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눈을 부라리고 지켰다.
아이들은 잘 키워졌다기보다는 잘 지켜졌고 안전하게 살았지만 재미없었을 것 같다.
내가 가진 한계 때문에 아이들은 thrive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가 잘하는 줄 알았다.
내가 잘하지 못한다는 것만 알았더라도 더 나았을 것 같다.
근거 없는 자신감도 intj특성일 거다 아마.
내 특성인지 intj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절대로 내 의견이나 감정을 강요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무리 아이들이라고 해도 소유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그 아이의 미래를 내가 내 맘대로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아이들도 엄마는 신기할 정도로 강요하는 게 없었다고 인정하는 바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가 둘인데
아이들의 mbti가 entj랑 isfp다. mbti의 8가지 특성이 모두 있다.
둘이 한 가지도 겹치는 특성이 없고 아들의 e성향과 딸의 f성향은 우리 부부에게도 없는 특성이다.
intj엄마를 위한 내 나름의 솔루션이 있다.
intj는 정보를 잘 모은다.
책도 많이 읽고 영상도 많이 본다.
그러니 현대의 intj엄마라면 공부를 많이 하길 권한다.
내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어떤 엄마인지 intuition이 생길 때까지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쏟아보어 보기를 권한다. 내가 현대의 intj엄마가 부러운 이유다.
intj는 잘 배운다.
그러니 공부를 많이 해서 내 아이를 위한 오은영이 되면 된다.
그러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 거다
intj는 정보를 모으고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거에 어려움이 없다
좋은 정보가 없을 때 가장 괴로울 텐데 요즘은 정보의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