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은
사업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사업하는 사람들은
직장인의 안정적인 월급을 부러워한다.
각자 자신의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있겠지만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업을 하고싶다는 욕구가 강했다.
그런데 사업할 용기도 준비도 없이
20년 동안 월급으로 생활하는 직장인으로 살아왔고
그러다보니 어딘가 헛헛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많은 직장인들이 한 번쯤 해봤을 고민 말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 사업하고 싶은 욕구가 어느정도 해소되는 걸 느낀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왜 그런지 답이 보인다.
바로 ‘창작의 욕구’ 때문이다.
나는 회사에서 이메일도 쓰고 보고서도 쓴다.
그런데 그건 업무용이지 나만의 창작물이 아니다.
대신 내가 만들어내는 스토리와 전개가 있는 글.
이것은 온전히 나만의 창작물이다.
일어나서 씻고 → 수도 서비스 소비
밥을 먹고 → 음식 소비
출근을 하고 → 대중교통 서비스 소비
유튜브를 시청하고 → 컨텐츠 소비
이렇게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대부분 ‘소비’하는 삶을 사는 내게,
손끝을 통해 하나의 형태를 갖추고 세상에 나오는 글은
소박하지만 엄연한 창작물이다.
이렇게까지 생각하니, 묘하게 책임감이 든다.
마치 부모의 마음으로
내가 낳은 아이를 잘 키워내고 싶은 본능처럼,
내가 빚어낸 글이 인정받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것이다.
책임감이 생긴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내면의 힘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힘은 다양한 욕구로 발현된다.
창작의 욕구는 내가 만들어낸 무언가가 세상에 남는 기쁨이 있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이 있고,
함께하고 싶은 욕구는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있다는 자기 만족을 넘어,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그리고 그 자부심은,
20년 넘게 회사원으로 살아온 내게 새로운 활력과 동력이 되고 있다.
“그렇게 아침부터 글 쓰고 출근하면 안 피곤하나?”
남편이 가끔 이렇게 묻는다. (부산 사람)
하지만 내게 글쓰는 것은 피곤함보다 더 큰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도 창작의 활동을 하나쯤 권하고 싶다.
그게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요리를 해도 좋고,
나무를 깎아 목공을 해도 좋고,
노래를 하거나 그림을 그려도 좋다.
어떤 방식이든, 나만의 창작물을 세상에 만들어내는 과정은
우리 삶에 특별한 의미를 남긴다.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로서 살아가는 기쁨을 알게 되며
그것은 내게 주어진 시간과 삶을 더욱 의미 있게 채우는 힘이 된다.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낸 흔적이 남는 시간.
그런 순간들이 쌓일수록, 삶이 더 단단해지고, 더 생생해진다.
그러니, 그대만의 창작물을 가져보기를.
크든 작든,
그것이 그대의 하루를 조금 더 빛나게 해줄것은 분명할 것일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