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종류, 나의 강점에 대하여
생각보다 '작가'를 목표로 했을 때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작가는 다양한 종류의 작가가 있다.
책 작가 (소설, 에세이 등 출판)
웹소설 작가 (특정 플랫폼에서 소설 형식의 글 업로드)
드라마 작가 (OTT나 방송국에 송출되는 드라마 작품의 작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 극본을 쓰는 작가)
웹드라마, 숏드라마 작가 (유튜브나 OTT로 송출 되는 짧은 드라마 작품의 작가)
강의를 하거나 1:1 상담을 할 때 진로 고민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때 다들 작가가 하고 싶다고 하고 (당연히 내 강연을 보러 온 사람들 중엔 작가 지망생의 분포가 많으니까) 무슨 작가가 되고 싶냐 물으면 그제야 조금 고민을 해보다가 말한다.
"음. 소설이요...?"
내가 10년 차 작가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재능이 있다면 그 어떤 분야에서도 잘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재능이 없으면 그 어떤 분야에서도 굉장히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다.
'노력'으로 안 되는 게 없다지만 사실 인생 대부분의 것들은 '재능'이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분야에서 일 해 본 적이 많지 않아 모르겠지만 일단 작가 영역은 그렇다.
솔직히 작가를 꿈 꾸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적어도 자신이 글을 남들보다는 조금 잘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뭐 어렸을 때 상 좀 타봤거나, 인터넷 소설 좀 많이 써봤거나.
근데 정작 이 판에 들어와보면 그런 재능 가지고 시작한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 여기서 문제.
완전히 최상위권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작가를 그만둬야 하는 걸까?
그건 또 아니다.
앞서 재능이 있다면 그 어떤 글도 잘 쓴다고 했지만, 또 다르게 보면 그 중 가장 재능이 있는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
나 같은 경우엔 웹드라마 작품을 훨씬 많이 쓰긴 했지만 소설 분야에 좀 더 강점이 있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이유는 소설을 쓸 때 가장 쉽게 쓰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쓸 때에도 소설과 비슷한 심리 묘사가 들어가는 나레이션에 강점이 있었다. 이런 점을 생각해봐도 난 소설 쪽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
작가를 준비한다면, 내게 어떤 강점이 있는지 먼저 분석하는 게 좋다.
그렇다면 꼭 작가별로 준비를 해야 하는 걸까?
솔직히 나는 로맨스에 자신이 있다.
그 중에서도 서로 뒤틀린 관계를 묘사하고 굉장히 깊고 우울한 분야의 로맨스를 잘 다룬다.
신기하게도,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나 풋풋한 짝사랑 등의 주제는 잘 못 다루는 편이다.
그러나 코믹한 글을 잘 쓰기도 한다. (로코와 코미디는 확연히 다르다)
재밌고 웃기고 과장된 상황을 절묘하게 짜내는 시트콤 장르를 매우 좋아하며 즐겨 보고, 그런 이야기들을 설계하는 걸 참 좋아하고 즐거워한다.
내가 못 하는 건 추리, 스릴러, 사내 정치, 정치 이야기, 집단과 집단의 싸움...... 뭐 이런 것들이다.
일단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잘 보지 않고, 보더라도 이해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피로감을 느낀다. 재미도 느끼지 못하고.
그러니 당연히 난 저런 장르들을 못 쓴다.
앞서 나는 로맨스 중에서도 잘 쓰는 분야와 못 쓰는 분야를 구분했다.
우린 이런 세분화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강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내가 쓸 수 있는 작품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
작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하게 되는 실수 중 대부분은 바로 이 사전조사 부분이다.
작가에 대한 직업적 특징이나 수익, 경로, 실제 모습 등은 알아보지 않고
오로지 '난 글을 좀 잘 쓰는 것 같아', 혹은 '나 글 쓰고 싶어', '작가가 되고 싶어'로 단순히 시작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시작은 이래도 된다. 딱 10분 정도는 내가 꿈에 그려왔던 작가의 모습을 상상해도 된다.
오히려 동기 부여도 되니까 좋다.
하지만 그 이후는 아니다.
나에 대한 분석과 직업군의 조사를 수반하지 않으면 '작가가 되는 길'은 한 없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활동이 된다. 이건 작가의 길을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금방 지치게 되니까.
작은 목표를 설정하자.
웹소설을 일단 무료로 연재 시작을 해볼 것인지?
출판사에 투고를 해볼 것인지?
드라마 작가 공모전에 계속 도전해볼 것인지?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 내 글의 수요를 책정 해볼 것인지?
이후 다음 스텝, 다음 스텝, 다음 스텝을 천천히 밟아 나가면 된다.
그렇게 열심히 뭔갈 써내려가다 보면...... 작가가 되어 있는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