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하기 위해 나와야하는 학과가 있을까?

작가 진로상담 (1)

by 사라

간단하게 대답을 하자면, 없다.

작가는 전문적인 직업이긴 하지만, 필수적으로 필요한 자격증이 있는 직업은 아니다. 글을 잘 써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작가라고 불리기 시작하는 그런 애매모호한 직업이다.


때문에 꼭 필수로 졸업해야하는 학과는 없다.

물론 글을 잘 쓰기 위해 문예창작학과나 국어국문학과 등을 전공할 수는 있다. 문예창작학과에서는 말 그대로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우고 국어국문학과에서는 어학과 문학을 배우며 글에 대한 지식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학과를 졸업하지 않아도 작가는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추천하는 학과가 있을까?

역시 바로 대답을 하자면, 없다.


내 주변만 해도 글쓰기 관련 학과를 나오지 않은 작가님들이 매우 많다. 내 기준으로 글 잘 쓴다- 라고 생각했던 작가님들만 떠올려봐도 디자인과, 정치외교학과, 행정학과 등이 있다. 글쓰기 능력과 전공 학과는 매우 관련이 없다.


그럼 다음 질문이 떠오를 것이다. 문예창작학과나 국어국문학과, 영화과, 미디어학과 등 글쓰기와 관련된 학과를 나오는 게 이득이 아닌 것일까? 물론 이득이다. 이득이 아닐 수 없다.

아는 작가님 중에 영화과를 나온 작가님이 있었는데 몽타주나 연출적인 요소가 들어가는 지문을 매우 잘 썼다.

나 역시도 디지털미디어학과라는 신설학과를 전공 했는데 그 학과에서 배운 것은 광고, 촬영, 저널리즘이었다. 나는 저널리즘엔 딱히 관심이 없어서 광고와 촬영 관련 수업만 들었었는데 이후 글쓰기를 하게 되면서 굉장한 도움이 됐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나는 영어영문학과를 복수전공 했었는데, 영어권의 문학 작품을 엄청 많이 접하면서 글에 대한 것들을 많이 배웠다.






그럼 왜 작가를 하는데 추천하는 과가 없다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전공한 학과가 글쓰기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학과든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건축학과나 디자인학과를 나와도 문예창작학과를 나온 것과 동일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보조작가 중에는 가구디자인학과를 전공한 작가가 있다. 이 작가는 학교를 다니는 내내 매번 가구를 디자인하고 그것을 교수들에게 거절 및 승인을 받고 발품을 팔아 제작 업체를 찾아다니고 제작에 성공하여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들을 거쳤다. 이 과정은 사실 사회에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행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아니, 사실은 사회에 나올 때 겪게 되는 상황을 예비하는 일종의 ‘사회 공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나는 그 과정을 들으며 글쓰기 과정과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글 역시 작가와 계약한 제작사/출판사에게 거설 및 승인을 받고 수정을 하여 작품을 완성 시켜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구디자인학과를 전공한 보조작가는 다른 작가들보다 자신의 글이 거절 당하거나 합리적인 혹은 터무니없는 피드백을 받아가며 수정을 거치는 과정을 훨씬 더 잘 받아들인다.

이 작가가 문예창작학과나 영화과 등을 졸업한 작가들에 비해 지문을 쓰거나 몽타주를 꾸미는 능력은 조금 부족할지라도 작품에 의연하게 임하는 실력은 비교적 뛰어난 것이다. 다른 학과들도 마찬가지이다. 학과 별로 특성들은 당연히 존재하고, 그 특성들을 겪어야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


역사학과를 나왔다면 역사 관련된 글을 좀 더 수월하게 쓸 수 있을 것이고, 성악과를 나왔다면 글에 상징적으로 들어가는 클래식 음악들을 좀 더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자신이 수많은 학생들이 가는 아주 평범한 학과에서 평범한 대학생활을 했다면 쓸 게 없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근데 이것도 틀린 말이다.

자신이 아주 평범한 학생이었다면, 평범한 학생을 주인공을 한 글을 멋지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역사덕후의 이야기나 클래식 음악을 하는 남녀의 로맨스를 쓰기엔 준비를 많이 하고 조사를 철저히 해야해서 조금 불리할 지 몰라도, 전시를 열어본 적도 촬영을 해본 적도 없어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심적으로 버겁고 힘들지 몰라도,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그 과정에서 수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것에는 굉장히 유리하다는 뜻이다.







그럼 작가를 하려면 꼭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역시 대답은 똑같다. 솔직히 안 나와도 문제는 없다. 앞서 말했듯 작가를 하기 위해 특별한 자격증이나 과정이 필요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감히 말해본다.

그 무엇도 열정적으로 하지 않았던 사람은 절대 작가를 할 수 없다.


그게 수능 공부든, 내신 공부든, 학과 공부든 말이다. 공부가 아니어도 그렇다. 아니, 사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공부’다. 알바도 공부를 해야 잘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음료를 좀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연구하고 공부하면 점장 자리를 제안 받거나 사장이 놓치기 싫어하는 알바생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집안일도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해야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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