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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S Apr 20. 2016

지난 사랑과 기억과 너

지난 일기장 발췌

이 끝없는 불안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 일까.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땅으로
땅 속으로 꺼져버릴 듯한 이 기분은
머리일까 심장일까 어디에서 오는 걸까

한참을 망설이고도 결국 나는
갖고 싶다 갖고 싶다는 말조차 해보지 못하고
집어 들었던 너를 그 자리에 내려놓았다.

-

내일의 행복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 무심코 정리하던 종잇장에 살이 베일 줄도
모르는 주제에.

-

살아가는 날들의 한 조각쯤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뾰족할까
어긋난 조각들 틈으로 한 번쯤은

한숨을 내쉬어 본일이 있을까

-

네가 멀리 여행을 떠난 날들을
나는 홀로 잘 보내고 있다.
그건 네가 나에게 짧은 키스를 보내주고
초점이 흐린 풍경사진들을 보내주고
한낮에 잘 자라고 말해주는 덕분이다.
이 공백이 내게 아쉽지 않은 이유는
너의 여행이 결국 나에게로 돌아오기 위한

고백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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