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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S Nov 27. 2021

그런 게 좋았다.

나는 그런 게 좋았다


사과를 잘라먹고 나온 씨앗을 심었더니 싹이 났다.

사과씨의 떡잎은 반질하니 예뻤다.

그게 뭐라고 자라는 걸 구경하는 게 좋았다.


바람이 부는 창가에서 새어드는 찬 공기가

코끝에 시리게 맺히는 것이 좋았다.

유리 앞에 붙어 앉아 숨을 내쉬면

허옇게 맺히는 겨울이 좋았다.


던져 넣는 나무토막이 숯 위에서 불씨를 튀기고

벌겋게 달아올라 란 일렁임으로 사라진다.

한 걸음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던 그 불길이 좋았다.


기억들이 눈앞을 떠다니는 밤 열두 시.

당신들이 웃는 소리가 귓전에 울리고

까만 공기 속으로 내가 침잠하는

오롯한 시간에

몸을 둥글게 말고 앉아

다 표현하지도 못한 나의 사랑을

아쉽게 곱씹는

하루의 끝이 좋았다.


나는 그런 것들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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