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 가룟 유다
Luke 22:47-51
내 가슴을 다시 뛰게 만든 사람. 선생님이었습니다. 이 분은 새로운 세상을 열게 해 줄 수 있겠구나. 그분을 따르기로 결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처럼 선생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졌고 선생님을 위해, 가난한 자들을 위해 써 달라면서 돈을 가져왔어요. 제가 그 돈을 맡아 관리하게 되었고 최선을 다해 그 일을 했어요. 제가 바라던 세상을 이루는데 정말 도움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은 점점 제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셨습니다. 말씀을 전하시는 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 말씀을 마치자마자 선생님은 자꾸 그 자리를 피하셨어요. 산으로, 바다로 도망치듯 떠나셨지요. 이제 서둘러 예루살렘을 차지하고 있는 저들을 몰아내러 올라가야 하는데 선생님은 거기에 죽으러 가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씀하셨어요. 저는 이렇게 함께 하는 게 맞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지요. 선생님은 내가 바라던 것처럼 새로운 세상을 만들 분은 아닌 것 같았어요. 선생님에 대한 저의 실망감은 날로 커져갔습니다.
어느 날, 전 제 발로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는 건 같이 망하는 길이겠다 싶었거든요. 선생님이 계시는 곳을 내가 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돈을 주면 되겠느냐 묻더군요. 전 그저 고개를 끄덕여 보였습니다.
[해설]
학자들은 가룟 유다가 열심당원에 속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열심당원(Zealot)은 로마로부터 이스라엘을 해방시키려는 무장저항세력을 말합니다. 유다가 처음 예수님을 따랐을 때 그는 예수님이 이스라엘을 해방시켜줄 정치적 메시아라고 기대했습니다. 사실 유다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스스로 죽어야 함을 말했을 때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가 예수를 넘긴 은 삼십이라는 금액은 당시 노예를 거래하던 금액으로, 음모의 대가로는 너무 적은 돈이었습니다. 그가 예수님을 배신하게 만든 것은 돈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메시아에 대한 실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