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cane
새 한 마리가 병원 유리창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졌다
졸다가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떨어뜨렸다
머리를 곱게 땋은 소녀 앞이었다
나는 죽은 새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산 새를 생각하다
붉은머리오목눈이처럼
발가락을 오목하게 모았지만
난간을 놓치고 말았다
마당에는 또 눈이 내리고
작고 동글한 것들이
그림자도 없이 곁을 맴돌았다
대기실에 나란히 앉았던 소녀는
슬프거나
눈이 발갛게 충혈되지는 않다고 했다
아무도 눈을 밟는 사람이 없었다
가끔 산 것보다 죽은 것에 애정이 갔다
나는 새를 가만히 내려놓고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잠이 눈송이처럼 스미다
사라진다
볼 수 없는 곳의 낙화,
꽃을 버리기로 하자
다시 바람이 분다
소녀는 종이 위에서
하얀 눈꽃으로 필 수도 있겠다
선행피곤과 지적인 수치,
꽃을 버리기로 하자 바람이 분다
마음이 다시 들끓는다. 유월 다섯째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