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cane

by 이은

white cane


새 한 마리가 병원 유리창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졌다


졸다가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떨어뜨렸다

머리를 곱게 땋은 소녀 앞이었다

나는 죽은 새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산 새를 생각하다

붉은머리오목눈이처럼

발가락을 오목하게 모았지만

난간을 놓치고 말았다

마당에는 또 눈이 내리고

작고 동글한 것들이

그림자도 없이 곁을 맴돌았다

대기실에 나란히 앉았던 소녀는

슬프거나

눈이 발갛게 충혈되지는 않다고 했다

아무도 눈을 밟는 사람이 없었다


가끔 산 것보다 죽은 것에 애정이 갔다


나는 새를 가만히 내려놓고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잠이 눈송이처럼 스미다

사라진다


볼 수 없는 곳의 낙화,

꽃을 버리기로 하자

다시 바람이 분다

소녀는 종이 위에서

하얀 눈꽃으로 필 수도 있겠다



불안의서 68




선행피곤과 지적인 수치,
꽃을 버리기로 하자 바람이 분다
마음이 다시 들끓는다. 유월 다섯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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