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어느 날, 고양이 둘이 내게 왔습니다. 비단 고양이만 온 것은 아닙니다. 지금 살고 있는 아내도 함께 왔습니다. 그때 내 나이 마흔, 중년에 접어들며, 나는 뒤늦게 고양이 집사가 되었습니다.
동물을 키워 본 적이 없는 나는 처음에 고양이와 가까워지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이런 나를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거리낌 없이 다가왔고, 나도 조금씩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세월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고양이를 처음 만났을 때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왔습니다. 처음에 둘이었던 고양이가 지금은 열둘이 되었습니다. 고양이는 마당에서 뛰놀고 아내와 나는 각자 좋아하는 일을 찾아 새로운 삶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고양이와 함께한 시간이, 고양이를 쓰게 합니다. 고양이를 쓴다기보다 나를 쓰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글을 쓰며 고양이에게 나를 비춰봅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쓴다는 건, 결국 나 자신과 마주하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고양이와 교감하다 보면 인간과 교감할 때와는 다른 감흥이 솟아납니다. 그 감흥이 종종 인간의 고정관념을 넘나듭니다. 그때 사유도 풍부해지고,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됩니다. 서로 다른 종(種)이 경계를 넘고자 하는 그 순간, 존재 간의 진실한 만남이 일어납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그 아름다움을 쓰고 싶었습니다.
이 연재는 제가 고양이 집사가 되기까지의 좌충우돌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자연의 일부인 내가, 얼마나 인간 위주로 사고했는지를 깨닫게 된 여정이기도 합니다.
고양이와 살며 나와 인간에 대한 이해가 더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단지 고양이와 고양이 집사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결국, 우리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5년 동안 고양이라는 생명과 함께 지내며 경험한 것들, 그 속에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글로 풀어내 보려 합니다. 이 글이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