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도 국내 고용시장은 순탄치 않았다
2023년도 글로벌 고용 시장은 불안감 속에서 출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약없는 긴축 통화정책, 계속되는 지정학적 위기 및 불확실성, 그리고 전 세계 많은 경제학자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경고함에 따라 신규 고용은 완전히 얼어붙고 대량의 해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의 복합경제 위기는 대규모 채용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다행스럽게도 노동 시장은 조용하면서도 견실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채용플랫폼 인디드(Indeed)의 채용연구소 닉 벙커(Nick Bunker) 국장은 ‘2024 직업 채용 트렌드 보고서’에서 작년 미국 내 고용 시장에 대해 예상했던 것 만큼 최악의 결과는 아니었다면서, 오히려 놀라울 정도로 순조로웠다고 평가했다. 전년도 대비 기업들의 채용 공고는 크게 감소했지만 일부 IT 직종을 제외하고 정리해고는 낮은 수준이었다. 팬데믹 시기 직장을 떠났던 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왔고 회사들은 계속해서 탄탄한 고용을 유지했다. 대신 임금 상승률은 다소 둔화되었다. 결과적으로 노동 수요 변화가 해고 증가보다는 고용 감소로, 그리고 고용 감소를 임금 둔화가 받쳐주면서 연착륙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작년도 국내 고용시장은 순탄치 않았다. 올해 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도 연간 고용동향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5세부터 64세까지 고용률은 30대, 60세 이상 등에서 상승하여 전년대비 0.7%p 상승했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46.5%로 전년대비 0.1%p 하락했다. 취업자는 약 2천 842만명으로 전년대비 33만명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제조업, 도소매업, 건설 및 부동산업 등에서는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 고용률이 하락한 배경에 대해서 통계청은 인구 감소 폭이 크고 인구 감소와 함께 취업자 수 감소가 동반되는 경향이 있는데다 청년층에서 다시 학업 등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작년도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 수 감소에 대해서는 수출 및 내수 경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대표적인 산업군으로, 자동차나 의료 관련해서는 전년대비 증가했으나 전자부품, 화학, 장비 제조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 경향이 있었다고 풀이했다.
기업의 인재상이 변화했다는 점도 2023년 채용에서 특기할만한 점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3년 1월에 종합한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인재상은 △책임의식 △도전의식 △소통∙협력 △창의성 순이었다. 대규모 공채 대신 수시 경력직 채용으로 채용 트렌드가 바뀌면서 신규 입사자들에게 강조하는 덕목에서 ‘책임의식’과 ‘문제해결능력’이 부각되고 있으며 특히 2008년에는 8위에 머물렀던 ‘책임의식’이 2023년도에 1위가 되면서 기업들이 인재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Z세대가 기업 내 생태계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구성원 목소리와 의견, 불만 등이 확대되는 반작용으로 직무와 대우에 걸맞은 책임의식을 요구하는 기업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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