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의 한 조각.
며칠 동안 비가 와서 그랬는지 어제오늘 창문 너머 보이는 하늘이 아름다웠다. 주말에 느지막이 일어나 이런저런 일들을 마무리하고는
“우리 어디라도 나갔다 올까?”.
가벼운 미소로 고개를 끄덕인 아내. 우리는 오후 다섯 시를 넘겨서야 버스에 탔다. 돗자리와 사진기를 챙겨 40분 동안 동네 구경하며 도착한 곳, 노들섬.
서울살이 8년 만에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새롭게 단장한 공원에서 김밥 두 줄, 과자 한 봉, 달달한 편의점 커피 하나 두고 앉아 시작한 하늘 구경. 에어팟 하나씩 나눠끼고 강아솔 노래를 들으며 빛이 물러나 캄캄해질 때까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우리도 모르게 행복이란 녀석과 마주하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