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부부로 사는 중이다.
사진 찍는 남편과 피아노 치는 아내는
쉬는 날이 같을 때면 함께 누릴 수 있는 무엇을 찾는다.
혼자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을 함께라서 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가 살면서 할 수 없었던 부분에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대부분의 날은 집과 일터에 있다.
그러다 기회가 되면 어딘가 가서 마주하고 느끼고 배우며
우리 부부만의 방식으로 삶을 누린다.
누군가 종종 돈을 잘 벌어 그런다고 말한다.
우리도 그러고 싶고 또 그게 소망이다.
허나 생계형 사진가 남편과 피아노 강사 아내는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다.
우리 부부가 어디로 가기로 결정할 땐
숙박비, 이동경비, 식비 등 무엇이든 하나라도
아주 적게들 거나 아예 안 들어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초대를 받거나 일정 중간에 일을 끼워 넣기도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뭐든 하나는 해결되어 움직이는 중이다.
여기저기서 은혜를 많이 받아 누리고 있다.
오늘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집에서 한 시간 차를 타고 나왔다.
집에서 만들어 나온 토마토 주스와
시장 호떡, 컵라면과 햇반.
오늘 보고 배운 한반도 역사의 흔적들.
집에 있었다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사진 편집을,
해도 티 안나는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겠지만
오늘 우리 부부는 있는 옷을 꺼내 이리저리 맞춰 입고
잠시 짠내 나는 외출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