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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사진 Feb 09. 2018

아내가 그린 그림.

수채화.






  교보문고에 간다. 그럼 꼭 핫트랙스에 들린다. 아내가 그림에 관심을 보인 건 오래전 일이다. 처음엔 12색 물감이 작게 굳어 있는 팔레트에 붓 하나를 소심하게 골랐다. 아내는 어릴 적에 그리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한동안 작은 팔레트에 붓 하나로 색을 섞어가며 그림을 그렸다. 집에 있는 작은 꽃병이 모델이 됐다. 아내는 늘 망했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훌륭했다. 다시 교보문고에 갈 일이 생겼다. 아내의 눈길이 심상치 않았다. 눈치 100단인 나는 아내에게 24색 물감세트와 24색 넓은 팔레트를 사자고 했다. 가격에 고민하는 아내를 끌고 갔다. 부담이 안 되는 선에서 물감, 팔레트, 붓을 골랐다. 여전히 모델은 작은 꽃병.

  2017년을 마무리하며 섬기고 있는 ‘창조의 정원 교회’ 교역자 송년 모임이 있었다. 모임 마무리로 목사님께서 책을 한 권씩 사 주셨다. 아내는 생각해 뒀던 작가의 책을 골랐다. 책을 보며 아내가 그림을 몇 개 그렸다. 책이 좋은 건 알겠지만 따라 그리는 아내가 대단했다. 그린 그림을 인스타에 올려 보라고 했다. 아내는 부끄러운 모양이다. 그럼 몰래 남편이 올려준다. 다음 그림 기대한다. 사진도 아내가 찍었다. 남편이 훔쳐 왔다.



사진 _ 2018. 1. 27. 아내가 찍음. 집에서.

글 _ 2018. 2. 2. 남편이 씀.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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