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목소리엔 잔잔한 숲 바람 슬픔이 스며있다
강한 사투리를 나긋하게 발음할 때 더욱 그랬다.
홀어머니와 살았고 친구들이 밭일하러 갈 때
염소를 몰고 구름 안갯속에 누워있었다고 말할 때
그의 손가락 힘줄은 여리고 수필처럼 단정했다
뽀얀 김이 모락모락 차오른 쑥떡 시루 같은 숲
회색 그림자를 드리우고 오도카니 앉아있는 그
바람이 화전민 폐가에서 문짝 비트는 소리를 듣는 그
외롭다고 옷섶을 붙잡는 비무리에 함초롬 젖은 그
도래굽이 구름을 손으로 어르며 노을을 기다리는 그
눈 속에 산봉우리가 차오르는 사람은 흔치 않다
차가운 푸르름이 어떻게 하늘까지 타오르냐고?
고독은 하트에 푸르른 물기둥을 일으켜 눈물로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