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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약수(上善若水)

by 레알레드미

청춘은 '절대적' ‘절대로’에 사활을 걸었어.

사랑, 자유, 혁명이란 말에, 어떻게

줏대 없고 기회주의적인 ‘상대적’이란

불온한 말을 우표처럼 붙일 수가 있어?


적어도 사랑, 자유, 혁명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감히 비교할 수도, 범접할 수도 없는 최고의

당연히 유일무이한 찬사인 ‘절대적’이란

온당한 말을 ‘절대로’ 써야 옳다고 생각해.


그래서 청춘은

결정하면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전진하면 절대로 망설이지 않는

일직선의 길을 폭풍질주하였던 거지.


굉음에 소스라치게 놀란 나뭇잎 따위야

구정물을 뒤집어쓴 황당한 꽃송이쯤이야

세세하게 염려하는 건 늙어서나 하는 일

아랑곳 않고 청춘은 용감하게 나아간 거야.


누구도 멈출 수 없었던 청춘의 무한질주를

멈추게 한 건 다름 아닌 막다른 골목길

바람 난 소맷자락이 날개는 아니었네.

부서진 바큇살은 상처뿐인 영광이었네.


길 아래 널브러진 청춘아 너무 놀라지 마

맹목은 스스로를 볼 수 없는 청맹과니래

제 눈으로 코앞에 자신은 보지 못하고

남의 탓 흉허물만 헤집는 비겁자인 걸


하나의 선택지로 흑백을 강요하고

반대인 그 무엇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으며

다름을 틀리다고 깡그리 없애버리는

목적만이 최우선인 불의 길을 가기보단


까마득한 절벽에선 용감한 폭포지만

막다른 철벽을 신념의 눈물로 뚫고

차별보다는 상대를 인정하고 포옹하며

소신대로 순하게 흐르는 물의 길을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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