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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에서 욥기를 읽다

by 레알레드미

사탄의 내기, 신을 향한 마음의 시험은

꽃이 제물이 되어 사랑을 증명하는 일

천천히 조여오는 저승꽃을 피워내며

목련은 참혹하고 비참한 나락 끝에 선다

절정에서의 추락, 꽃은 욥, 미움을 받는 자

신의 잔혹한 시험에 처절하게 몸부림친다.

욥의 절규와 신음이 꽃잎에 흘러넘친다


고결하고 정직한 신에 대한 경외심

시련을 견뎌 도달할 신의 복락은

최악의 저주를 특권으로 만드는 믿음

꽃잎이 온전한 아름다움을 잃은 후

추하게 뭉그러진 고통을 인내할 때

좁은 미간에 비췬 찬란한 봄 등신불은

부조리에 저항하는 선(善)을 우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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