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꽃보직에서 일해보지 못한
남의 뒤치다꺼리에 지칠 대로 지친
네가 술잔을 기울이며 하소연할 때
연전연패하는 너의 불운을 위로했었네.
새로운 명함에 잉크가 마르기 전
가장 좋은 꽃보직으로만 옮기며
그가 술잔을 높이 들어 의기충천할 때
승승장구하는 그의 행운을 축복했었네.
네 자리를 그가 차지한 사실에 대한
서로의 대립 위태로운 균열과 분쟁
너도, 그도 나에겐 동전의 양면 같아서
결국 중립에 선 나는 어쩔 줄 몰랐네.
세상의 잣대는 대나무처럼 속이 비어서
바람이 불면 서로를 탓하고 꺾이면서
누구든 가장 중요한 건 제 입장이라고
자신을 변명하며 여러 소리를 내지만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 계급과 차별
욕심이 우선인 이기적인 선택을 버리고
여럿을 하나로 아우르는 우리가 된다면
다양한 음색은 천상의 하모니가 될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