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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

by 레알레드미

한 번도 꽃보직에서 일해보지 못한

남의 뒤치다꺼리에 지칠 대로 지친

네가 술잔을 기울이며 하소연할 때

연전연패하는 너의 불운을 위로했었네.

새로운 명함에 잉크가 마르기 전

가장 좋은 꽃보직으로만 옮기며

그가 술잔을 높이 들어 의기충천할 때

승승장구하는 그의 행운을 축복했었네.

네 자리를 그가 차지한 사실에 대한

서로의 대립 위태로운 균열과 분쟁

너도, 그도 나에겐 동전의 양면 같아서

결국 중립에 선 나는 어쩔 줄 몰랐네.

세상의 잣대는 대나무처럼 속이 비어서

바람이 불면 서로를 탓하고 꺾이면서

누구든 가장 중요한 건 제 입장이라고

자신을 변명하며 여러 소리를 내지만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 계급과 차별

욕심이 우선인 이기적인 선택을 버리고

여럿을 하나로 아우르는 우리가 된다면

다양한 음색은 천상의 하모니가 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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