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편의란 이런 것인가

어느 원장님의 숨은 노력

by 김 화밀리아

음악 학원에서 취미로 배우는 성인들의 악기발표회가 며칠 전에 있었다. 난 플루트연주로 참여했다. 어떤 이벤트를 실시하려면 기획자나 주최자가 세심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잘해야 참여하는 사람들이 우왕좌왕하지 않고 수월하게 움직일 수가 있을 것이다.

학원 개설 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음악회여서 원장이나 교사들이 준비를 꼼꼼히 하는 것이 보였다. 나는 몇 개월 다니지 않았고 플루트 교사에게 개인 교습만 받아 한동안 원장은 만나지도 못해 누군지 잘 몰랐다. 보름 전에 통통한 젊은 여자분이 인사하며 바쁘고 씩씩하게 다니시는 분이 원장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산휴 직후로 아직 부기가 빠지지 않아 살이 쪄보인다고 말하면서 웃는 얼굴로 얼마나 싹싹하고 밝게 인사를 하는지 화통한 느낌을 받았다. 학원이 다양한 악기를 지도하는지라 지도교사만 알면 학생과 교사 간 적당한 시간을 정해 편하게 배울 수 있는 곳이고 연습생들에겐 학원 출입문 비번도 알려주어 수시로 시간 되면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도록하여 학원운영 체계가 아주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요즘엔 아파트에서 악기 연주하기란 민원 제기로 거의 불가능하다. 연습실 개방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집 가까이에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개인 연습실에서 맛난 커피 음료를 마시며 자유롭게 연습하도록 학원을 개방하는 것부터가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쌈박하고 융통성 있게 학원 운영을 아주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 처음 실시하는 음악회에서 원장의 진면목을 더 잘 알 수 있었다. 만남은 거의 없이 원장이 치밀한 계획과 과정 등을 SNS로 자세하게 공지하고 설명하면서 일일이 궁금증을 친절하고 신속하게 답변해 나가는 모습에 감동할 정도였다. 경로인인 나 같은 사람도 아무 이의나 질의도 없이 완벽하게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수긍하면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적절한 비용 책정과 정확한 예결산, 시간별 연습장소 배정, 쾌적하고 아름다운 연주회 장소 섭외, 프로그램 제작 및 안내, 내외빈 초대 관련 자리배치 및 다과 접대, 리허설 안내 및 편의 제공, 복장 안내 등 소소한 것까지 세심하게 챙겨서 어떠한 마찰도 없이 연습생들을 배려하는 원장의 운영이 정말 감탄스러웠다. 실제로 당일 날 어느 누구도 당황하지 않고 깔끔하게 진행되고 마무리하게 되어 모든 참여자들과 축하객들의 만족도가 최고였다. 주관하는 사람은 머릿속으로 모든 과정을 시사리오처럼 그려보고 반복해서 돌려봤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다. 리허설이나 발표당일에 조용하나 침착하면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원장의 모습을 목격할 수는 있었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말보다는 직접 나서서 조용히 행동하는 모습, 치밀하면서도 말끔하게 처리하는 야무짐, 밝고 상냥하게 대하는 예의바름 등이 아마도 학원을 번창하게 한 원인일 것이다. 이런 곳이 집에서도 가까워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어 난 너무 행복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