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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Aug 30. 2016

가장 홍콩다운 식사시간

음식도 즐기고 포켓몬고(Pokémon GO)도 하고

홍콩은 글로벌한 스타일의 식사류와 디저트류가 공존한다. 맛집들이 동네마다 즐비해서 멀리까지 찾아다닐 필요가 없고,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라 그때마다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맞게 골라먹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이런 가운데에서 포켓몬고(Pokémon GO) 게임 유저들은 아이템도 모으고 식사도 즐길 수 있는 곳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홍콩 사람들이 자주 찾는 식당과 메뉴뿐만 아니라 여행자들이 식사시간에 짧게나마 포켓몬고를 즐기고자 할 때 가볼 만 곳을 이 글에서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홍콩의 식사시간에 식당앞에서 기다리는 건 매우 일반적이다.


차찬텡(茶餐廳, Cha Chaan Teng)


홍콩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가장 홍콩다운 음식으로 첫 손에 꼽은 것이 바로 차찬텡(茶餐廳)의 음식들이다. 현지 서민들에겐 매일 한 두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곳이고, 예산이 빠듯한 여행자들에게도 부담 없는 먹거리들로 가득하다.

차찬텡에서 먹을 수 있는 주요 메뉴. 이미지 출처 DiscoverHK


어느 차찬텡의 내부 분위기. 바쁜 시간엔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옹기종기 모여앉아 식사를 한다.


아침에는 주로 슈마이(새우살과 돼지고기를 다져 넣은 꽃만두) 같은 간단한 딤섬이나 마카로니 치킨 수프를 먹기도 하고, 인스턴트 라면에 소시지와 계란후라이를 올린 메뉴를 토스트와 함께 먹기도 한다.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아이스커피보다는 따뜻한 밀크티나 레몬티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음료가 포함된 세트메뉴 가격대는 대략 20~40 홍콩달러(한화 3천 원~6천 원) 수준 정도이다. 그에 비해 커피 전문점인 퍼시픽 커피(Pacific Coffee)나 스타벅스(Starbucks)에서 아메리카노 tall 사이즈를 30 홍콩달러 (한화 4,300원) 정도 받으니 커피값은 꽤나 비싼 편이다.


트램역이나 지하철역 근처의 거리에서도 저렴하고 맛좋은 차찬텡(茶餐廳)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차찬텡은 아침 점심 저녁식사별로 메뉴가 바뀐다는 점에서 손님들이 매력을 느낀다. 주요 식사시간뿐 아니라 대략 2시 반부터 5시 반까지 이어지는 애프터눈 티 타임(Afternoon Tea Time)에도 손님들로 붐빈다. 따라서 다른 손님들과의 합석 요청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때때로 영어 메뉴가 따로 없는 경우가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메뉴에 나온 사진이나 주변 손님들이 먹고 있는 음식을 참고하여 주문하면 된다.


딤섬(點心)


'딤섬 먹으러 가자'는 말을 광동어로 얌차(飮茶)라고 한다. 본래는 '차를 마신다'는 뜻이지만, 딤섬(點心)에 차를 곁들여 먹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딤섬은 접시 하나당 10~30 홍콩달러 정도이고, 나눠먹기 좋은 사이즈로 나온다.

쫄깃한 식감의 만두피에 통통한 알새우살이 들어있는 하까우는 대표적인 딤섬중 하나다.


그래서 여럿이 어울려 가면 다양한 딤섬을 맛보면서 식사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둥그런 회전 테이블을 돌려가며 뜨끈하게 쪄낸 딤섬을 하나씩 먹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야기 꽃이 피어난다. 옆 사람의 찻잔이 비었으면 자신의 잔보다 먼저 채우는 것이 식사예절이다. 찻잔을 대신 채워주면 가볍게 손가락을 구부려 테이블을 두세 번 두드려서 감사를 표현한다.



차슈판 (叉燒飯)


홍콩식으로 바베큐된 오리고기, 닭고기, 혹은 돼지고기에 소스를 곁들여 야채와 함께 밥에 얹어 먹는 차슈판(叉燒飯)도 인기 있는 먹거리이다. 기름기가 쭉 빠진 부드러운 고기 맛은 아주 좋다. 대가락(大家樂, Cafe de Coral), 맥심(Maxim's), 또는 패어우드(Fairwood)와 같은 홍콩 전통식과 퓨전식을 주제로 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도 20~40 홍콩달러 수준에서 차슈판 세트메뉴를 맛볼 수 있다.   

 

통째로 구워진 고기들이 식당 유리창 근처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필자는 아직까지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오리고기 바베큐와 야채가 곁들여진 차슈판
홍콩의 대표적인 인스턴트 음식점인  Cafe de Coral에서도 차슈판을 맛볼 수 있다.


홍콩을 여행하다가 포켓몬고도 하고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 세 군데를 추천하라고 하면, 필자는 아래의 장소를 알려주고 싶다. 100 홍콩달러 미만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점심 또는 저녁 세트 메뉴에 디저트를 고를 수 있고, 지하철 역과 가까워서 이동거리가 짧다는 장점이 있다.


1. Teawood, iSquare TST: 대만식 소고기 국수와 얇게 저며 튀겨낸 닭고기 혹은 돼지고기가 맛있다. 포케스탑(Pokestop) 4개가 근접해 있고, 이곳에서 나타나는 포켓몬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희귀한 포켓몬도 침사추이에서 많이 출몰하고 있다.


2. Jika Udon, Popcorn Mall TKO: 일식 우동을 다소 홍콩스럽게 재해석했다. 세트메뉴 가격이 합리적이다. 포케스탑 3개 이상이 근접해 있고, 특히 코일(Magnemite)과 찌리리공(Voltorb)이 많이 나온다.  


3. CookedDeli by City'super, APM Kwun Tong: 푸드코트로 양식, 일식, 중식, 한식 등등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깔끔한 분위기는 물론, 음식의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 포케스탑이 4개 있고, 근처의 라구나 공원(麗港公園 Laguna Park)은 피카추의 잦은 출몰지역이다.


Teawood의 주요 메뉴 중 하나인 대만식 국수와 고기 튀김
홍콩 푸드 코트의 점심시간은 근처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로 붐빈다. 일찍 가서 먼저 먹고 느긋이 게임을 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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