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골 끝 골절, 자연치유 5주차가 전하는 말

Aug 27. 2018

팔걸이 생활 5주차를 맞이하자 급격히 팔의 가동이 좋아졌다. 그동안은 누웠다 일어날 때도 갓난아기가 뒤집기를 하듯 안 아픈 쪽으로 몸을 조심히 뒤집어 겨우 일어났고, 다친 팔을 몸 바깥쪽으로 살짝 들어올리는 것 조차 겁이 나서 샤워할 때 매우 불편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연스럽게 낫고 있음을 몸소 느낄수 있어서 기쁘다.

아. 쿨매시 소재도 있던데..너무 늦게 발견했다ㅜ

팔걸이 때문인지 팔꿈치가 쑤시거나 팔근육이 짧아지는 거 같은 기분은 종종 든다. 어깨 결림도 있고 등근육도 굳어가는 것만 같다. 그동안 다친 어깨를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목 한번 돌리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한 팔이 묶여있으니 걸을 때에도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기에 행여 넘어질까봐 외출은 최대한 자제했다. 섭식도 고단백 하이칼슘 위주의 식단으로 하고 있다. 비타민과 오메가-3도 매일 한알씩 꼭 챙겨먹고. 그 덕분에 지난 한달간 몸무게는 4kg이 늘어난 상태.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팔걸이 생활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감량을 위한 운동이 시급하다. ㅜㅜ

어깨 환우 카페의 어느 이웃님은 쇄골 간부 골절로 한달 넘게 비수술로 8자 붕대치료를 하고 있는데, 손이 심하게 붓는 증상과 겨드랑이 쓸림 때문에 힘들어했다. 무엇보다 등에 고정된 매듭 부분이 결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게 고통스럽다고 전했다. 쇄골 골절시 팔걸이와 8자 붕대가 자연치유의 전통적인 그리고 대표적인 치료 보조법이라서 이외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마존에서 찾아보니 8자 붕대를 보완한 붕대들도 여럿 출시됐다. 유튜브 재활동영상에서 본 색다른 8자 붕대.

내가 겪고 있는, 견봉단 혹은 쇄골 원위부로 불리우는, 쇄골 끝 쪽의 골절은 그 치료도 까다롭고 불유합의 빈도도 28~44%로 쇄골 간부의 불유합(10~15%)에 비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어깨 관절 끝에 붙어있는 골절 부위가 팔의 무게로 인해 아래로 처지기도 쉽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어깨 주변 큰 근육들의 작용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골절부위가 점차 벌어질 수도 있다. (아래 그림 참조)

쇄골에 부하되는 힘의 역학을 이해해보자

원래는 수술을 해야하는 부위인데 일단 팔걸이를 차고 일주일을 지내본 뒤에 다시 보자고 했던 의사들이 한결같이 당부해준 말은 “절대 안정하라”였다. 당시에는 왜 내게 일주일의 유예기간을 주는건지 궁금했는데 이제는 알 거 같다.

사고 후 일주일 뒤에는 골절단면의 출혈이 멈춰 부종도 어느 정도 가라앉고 충격에 의해 다소 전위가 생겼던 뼈들도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를 잡는다. 나는 오구쇄골인대의 파열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는데, 딱 일주일이 지나자 대략 그 손상정도를 가늠해볼 수가 있었다. 따라서 골절 초기에 비수술을 염두해볼 수 있는 경우는 전위가 심하지 않은 단순 골절에 초반 일주일의 골절 갭에 변화가 없거나 호전되었을 때이다. 우리 몸은 골절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골절부위가 불안정하면 골진을 내보내지 않는다. 때문에 골절 사이가 점차 벌어지게 되면 그만큼 유합이 지연되고, 이 경우 반드시 수술로 정복해야한다고 한다.

LCP Clavicle Hook Plate

따라서 골절 초기에 후크 플레이트(Hook Plate)라는 스테인레스 스틸이나 티타늄 소재의 금속판으로 골절부위를 수술을 통해 정복한다. 이때 갈고리 부분은 견봉하 공간에 끼우게 되는데, 이는 합병증이 나타나는 빈도가 꽤 높은 수술로 견봉하 골침식, 불유합에 의한 정복 소실, 금속판 주변 골절, 충돌 증후군이나 감염증 등을 복합적으로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6개월 안에 금속판 제거를 위한 수술이 따른다. 물론 유합이 이뤄졌다는 전제하에서 재수술을 시행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