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들을 바라보는 시각
최근에 우연히 포켓몬고(Pokémon GO)와 관련한 두 개의 신문 기사를 읽게 되었다. 필자의 관심분야이고 내용이 흥미롭기도 해서 일단 이곳에 옮겨본다.
하나는, 포켓몬고가 홍콩에서 가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기사였다. 홍콩의 카리타스 가족 위기 지원센터 (Family Crisis Support Center, FCSC)에 포켓몬고 게임과 관련한 어린이들의 전화 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상담자 중 25%가 자신의 부모들이 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즉 부모의 스마트폰을 빌려서 포켓몬고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볼 때, 어른들은 무제한으로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이 게임하는 걸 막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이야기가 주요 내용인데 비해 기사 제목이 "Pokemon Go is so popular it's causing family issues"로 다소 자극적이다. 한글 번역 기사 참조 포켓몬 고, 치솟는 인기만큼 가족문제 부작용
다른 하나는, 국내의 한 IT신문 기자가 독일과 러시아에 가서 각각 포켓몬고를 해봤더니 포케스탑(Pokéstop)이 베를린 도심 안의 명소 곳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루어 모듈(Lure Module)이 켜져 있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두고 독일 게임 유저들은, 게임을 다른 이와 함께 즐기려는 한국 게이머들과 달리, 개인 성향이 강하고 루어 모듈이 100 포케코인(Pokécoins)으로 비싸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기사 원문 참조 독일·러시아에서 '포켓몬 고'해보니···속초와 '이것' 달라
이 두 기사를 읽고 난 후 그 내용을 온전히 받아들이기가 조금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첫 번째 기사는 자기 휴대폰이 없어서 부모들의 휴대폰으로 포켓몬고를 해야 하는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게임을 하지 못해서 화가 났다 정도로 이해가 되는데, 기자는 이를 부풀려 제목부터 마치 포켓몬고로 가정에 큰 불화가 일어난 것 같은 뉘앙스를 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기사와 함께 게재된 사진(위)은 지하철 역 앞에서 아빠로 보이는 한 남성과 그의 자녀로 보이는 아이가 다정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두 번째 기사에서는 기자가 언급한 바 "독일과 러시아를 방문해 유럽 지역 '포켓몬 고' 플레이어들의 성향, 등장하는 포켓몬들과 체육관 현황을 살펴봤다"라고 했는데, 독일과 러시아에 나타난 현상을 과연 유럽 전체의 것으로 일반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모순이 있다. 또한 이 기사에서는 베를린과 모스크바를 제외한 독일과 러시아의 다른 도시에서 이뤄진 취재내용도 찾아볼 수 없다.
출시된 지 한 달이 훌쩍 넘은 상황에서 포켓몬고로 인해 생겨나는 새로운 현상들을 알아가는 일은 재미나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관심 있게 지켜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내는 노력이 국제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대중 매체를 통해 때때로 혹은 흔하게 발생하는 사실에 대한 부풀림과 일반화의 오류 등으로 인해 실제 그 현상들이 가리키는 중요한 의미가 가리어지게 된다면 그 또한 큰 손실이 될 것이다.
커버 이미지 출처 Catholic News 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