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엄마
나는
아무 촛점 없이
허공을 바라보던
엄마의 눈을 본 적이 있다
지금도 그 눈빛을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아프게
얼어붙는 기분
우울감이 유독 심했던
젊었을 적 나의 어머니
일찍 철이 난 아이들 셋이서
장난치고 웃으며
엄마와의 눈맞춤을 갈구했지만
엄마는 그저 잠시 응시할 뿐
백지같은 표정엔 어떤 의미도
변화도 없었다
그 서늘함은
내게도 오래도록 아픔이 되었다
억지로 더 명랑하려고
더 열심히 살려고 발버둥 쳤던 것도
엄마처럼 되지 않으려는 노력이었을 뿐
오늘
일흔이 훌쩍 넘으신
엄마가 보낸 우울한 메시지에
또 다시 내 가슴이 쿵쿵 무너진다
엄마, 아파요
제발 그러지 말아요...
아이처럼 작아진 내가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