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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Feb 12. 2022

세상의 시간을 모두 가진 것처럼

마음의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법이 없다. 예를 들어 사랑에 처음 눈을  날과 같은 기억은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지 못할 것처럼 생생하다. <문명특급> 최근편에 출연했던 한가인 배우는 진심을 담지 않았던 순간은 머리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고. 같은 맥락에서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서도 가슴으로 느끼지 않는 시간은 모두 없어져버린다고 했다. 진실했던 모든 모먼트들은 그렇게 잔해처럼 우리의 의식 속에 머무른다.

시간만큼은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말을 나는  이상 믿지 않는다. 내가 관계하는 사람들의 숫자만큼 나는  시간을 써야 하고.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고. 그만큼 오해나 상처도 늘어간다. 그래서 지금은 자연스레 멀어진 관계를 다시 이어 붙이려는 노력 따윈 하지 않는다.


자발적 방랑생활(누구는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더라만)을 한 지 4년 차가 되면서. 자연의 시간에 맞춰 지내게 된 것도 사실이다. TV를 켜놓은 듯 시끄러웠던 머릿속이 서서히 정리되고.  습관적으로 고개 들어 하늘을 살피게 되었다. 마음에 큰 것을 담는 기분. 세상의 진심을 내 안에 담는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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