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쿤통(觀塘) 지역 탐방
홍콩의 1세대 뉴타운이자 홍콩 최대의 산업단지였던 쿤통(觀塘, Kwun Tong). 여기는 관광객들을 배제한 오직 홍콩 사람들만의 생활터전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업무상 이곳을 자주 드나들었을 때, 아직까지 홍콩에서 제조업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나이가 지긋하신 숙련된 기술자들은 많으나 그에 비해 일감이 턱없이 줄어서, 현재는 주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제작해주는 일을 대행해주고 있다. 지금도 이 곳 고층 빌딩들 안에 속속들이 자리한 낡은 스튜디오에는 작은 워크숍을 여러 개 만들어놓고 두 세명의 기술자들이 작업공간을 나눠 쓰는 형식으로 일하고 있다.
패기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쿤통 지역에 들어와 기술자들 사이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유명 셰프의 식당이 들어서면서 이곳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분자요리의 전문가이면서 미슐랭 3 스타를 수상한, "악마의 셰프(The Demon Chef)"로 국내 TV 프로그램에도 소개가 되었던, 앨빈 렁(Alvin Leung). 그의 MIC Kitchen도 이곳에 있다. 평소 그가 추구하는 혁신적인 요리에 비하면, 이 식당에선 우리 눈에도 낯설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모던 스타일을 추구한다.
쿤통 MTR역 B3출구로 나가서 Hoi Yuen Road로 10여분 정도 걸으면, 바다를 보며 산책할 수 있는 Kwun Tong Promenade 觀塘海濱花園에 도달한다. 어두워질 무렵 이곳을 찾으면 바닷가를 앞에 두고 아름다운 조명과 음악을 즐기며 산책하는 시민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홍콩의 젊은 연인들을 만날 수 있다.
피카추(Pikachu) 팬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 라구나 공원(麗港公園, Laguna Park). 라구나 시티(Laguna City)라는 아파트 단지와 근접해 있는 작은 공원이다. 홍콩에서 루어 모듈 (Lure Module) 없이도 피카추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그래서 피카추 러버들의 성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필자는 이곳에서 한 시간 동안 무려 7마리의 피카추를 만나는 경험도 했다. 9개의 포케스탑(Pokéstop)과 1개의 체육관(Gym)이 공원 안에 있다. 점심시간에는 식사 후에 동료들과 함께 산책을 하며, 저녁 무렵에는 동네 주민들이 가족단위로 나와 공원에서 포켓몬고(Pokémon GO)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쿤통 MTR 역 출구 A2로 나가면 APM 쇼핑몰이 있다. 여기에는 홍콩 사람들이 좋아하는 올리버 슈퍼 샌드위치(Oliver's Super Sandwich), 일식 덮밥 전문점 돈돈야(DonDonYa), 레이 가든(Lei Garden)과 같은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있다. 또한 CookedDeli by City'super 푸드코트가 있어서 한/중/일식의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이곳의 한식 단품류는 홍콩 여행 중에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고생한 여행자들을 위로해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음료를 포함한 돌솥비빔밥이 62 홍콩달러 (한화 8900원)에, 제육 김치 돌솥밥이 58 홍콩달러 (한화 8300원)에 제공되고 있다. 이 푸드코트는 3개 이상의 포케스탑(Pokéstop)과 근접해있어서 식사와 동시에 아이템을 공급받으면서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커버 이미지 출처 Peppermi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