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월병의 건강한 변화
풍요로운 우리의 한가위 음식 가운데 송편은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음식이다.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 사람들도 중추절 (中秋節, Chinese Mid-Autumn Festival)에는 월병을 나눠먹으며 가족들과의 화합과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홍콩에서는 월병을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보다는 주로 유명 호텔 식당이나 전문 베이커리에다 사전 주문을 하는 것이 좀 더 일반적이다.
전통적인 월병
팥이나 연자를 으깬 소를 넣어 만든 전통적인 방식의 월병은 중추절에 가장 사랑받는 음식이다. 특히 월병의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 온전한 노른자 한 알은 보름달을 상징하며, 이는 계절의 풍요로움과 완전함을 의미한다. 기화병가(奇華餅家, Kee Wah Bakery)나 영화병가(榮華餅家, Wing Wah Bakery)와 같은 홍콩 전통식 과자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개당 약 65 홍콩달러(한화 9500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하다. 보통 전통식 월병 하나는 약 1,000 칼로리 가까이되고, 초코파이보다 크고 두껍다. 혼자 먹기엔 매우 부담스러운 양이다. 필자도 친구들이 선물해주는 전통식 월병을 가끔씩 먹어보긴 하는데, 익숙한 맛이 아니어서 그렇게 즐기며 먹는 편은 아니다.
퓨전 스타일의 월병
풍성하고 맛있는 먹거리에 노출된 홍콩의 젊은이들에게 전통 방식의 월병이 인기가 없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여러 세대가 같이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갖가지 디저트 타입의 월병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어왔다. 쫀득한 찹쌀떡 같은 겉 반죽에 팥소 대신 초콜릿 무스를 넣어 냉장 보관해서 먹는 빙피월병(冰皮月饼)이 대표적인 메뉴인데, 요즘은 망고나 무화과 같은 과일의 잼이나 아이스크림은 물론 크림치즈가 들어간 월병까지 가지각색이다. 단 음식을 좋아한다면 한번 먹어 볼 만 하다. 또한 하겐다즈(Häagen-Dazs)나 스타벅스(Starbucks)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중국 시장을 겨냥한 디저트 월병을 출시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월병의 건강한 변화
달고 맛난 것을 먹는 건 쉬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 건강의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음식을 구입하는 순간에도 현명할 필요가 있다. 만약 홍콩 여행 중에 월병을 구입하게 된다면, 전통식 월병이든 디저트식 월병이든 칼로리가 높고 많은 염분과 설탕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미리 염두해놓는 것이 좋다.
올 2016년 홍콩에서는 건강을 화두로 한 월병이 몇 가지 출시가 되었다. 그중 푸드크래프트(Foodcraft)에서는 설탕을 줄이고 트랜스 지방을 사용하지 않은 200 칼로리 정도 수준에서 월병(Raw Vegan Mooncakes) 4종을 198 홍콩달러에 출시했다. 또 그린커먼(Green Common)에서는 우유와 달걀을 넣지 않은 비건(Vegan) 월병을 출시했는데, 팥소를 대신해 건조된 블루베리와 믹스넛을 섞어서 안을 채웠다. 설탕의 양도 전통식 월병의 58% 수준으로 낮추었다. 예쁘고 보기 좋아도 먹기에는 부담스러웠던 홍콩식 월병의 건강한 변화가 즐겁고 반갑다.
커버 이미지 출처 China Moonc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