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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Oct 10. 2016

핑크 워크 @빅토리아 피크

홍콩에서 알찬 공휴일 보내기

홍콩은, 크리스마스 연휴 전, 올 해의 마지막 공휴일인 음력 9월 9일 중양절(重陽節, Chung Yeung Festival)을 맞이했다. 홍콩 사람들에게는 이날 성묘하는 풍습이 남아있다. 최근에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소재가 되었듯이, 과거에는 우리나라에도 중양절을 기리는 각종 세시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특별한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오늘 아침은 식사도 거른 채 집을 나섰다. 저소득층의 유방암 예방검사 지원 및 유방암 환우들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 행사인 핑크 워크(Pink Walk for Breast Health)가 홍콩 최고의 관광명소로 꼽히는 오스틴 산(Mt. Austin) 정상인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깜종(金鐘, Admiralty) MTR 역 C1 출구 앞에서 15번 버스를 타고 빅토리아 피크 정상까지 바로 올라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태풍경보 T1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아주 좋았고,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피크 트램(Peak Tram, 山頂纜車)을 오랜만에 타보기로 마음먹었다. 지하철 역에서 약 900미터를 걸어가 피크 트램 타는 곳(The Peak Tram Lower Terminus)에 이르렀다.


빅토리아 피크의 전망대는 산 정상에서 홍콩섬의 멋진 도시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따라서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피크까지 올라가는 피크 트램을 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오늘은 이른 아침에 와서인지 대기할 필요가 없었다. 홍콩의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로 32 홍콩달러를 내면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이른 아침 피크 트램 타는 곳(The Peak Tram Lower Terminus)의 모습


피크 트램의 내부. 오른쪽 창가에 앉으면 멋진 뷰를 좀 더 잘 감상할 수 있다.


피크 트램 안에서 핑크 티셔츠를 입은 행사 참가자들을 간간히 만날 수 있었는데, 정상(The Peak)에 올라와 보니 아이들과 함께 나온 부모님들, 회사나 병원에서 동료들과 함께 참가한 팀들,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으로 이뤄진 참가자 그룹들이 온통 핑크빛이었다. 물론 필자도 핑크색으로 맞춰 입고 갔다.


각자의 개성대로 또는 소속 그룹별로 옷을 맞춰입은 핑크 워크 참가자들


참가자들은 사전등록과 함께 자신이 미리 신청한 출발 시간대에 맞춰 홍콩의 마천루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빅토리아 피크의 둘레길인 2.8km 모닝 트래일(Morning Trail)을 자율적으로 걷거나 뛰게 된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 매우 화기애애했다. 홍콩의 유명인사들이 홍보대사로 함께 참가했기에 행사 한쪽에서는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열을 올렸다.


빅토리아 피크의 모닝 트래일에서 바라본 홍콩 마천루


이 행사의 꽃인 "베스트 드레스 핑크 어워드(Best Dressed PINK Award)"는 핑크 워크의 의미를 잘 살려 각종 핑크색 소재를 이용해 재밌게 꾸민 참가자에게 주는 특별상이다. 미리 아이디어를 준비해 각자 자신의 개성에 맞게 정성을 들여 꾸며온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숨은 열정까지 느껴졌다. 이 대회에는 독특하게 반려견들을 위한 베스트 드레스 시상식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애견인들의 참가율도 높다.

 

2016 핑크워크 개회식을 축하하는 응원 공연


오늘 서울에서도 같은 취지로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이 여의도에서 열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착한 뜻을 모아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행사들이 전국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많이 개최되길 기대해본다. 좋은 행사에 건강한 신체로 참가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 하루가 참 감사했다.       






커버 사진 출처 HKB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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