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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Nov 28. 2016

아쿠아 루나에서 본 홍콩 야경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제일 예쁘게 감상할 수 있는 곳

빅토리아 하버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은 밤 8시. 이때부터 정확히 13분 34초간 바다 위를 수놓는 오색 찬란한 빛의 향연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幻彩詠香江, A Symphony of Lights)가 펼쳐진다. 여기에 초현대적인 홍콩의 야경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해 주는 또 하나가 있다. 아쿠아 루나 (張保仔, Aqua Luna). 붉은 돛을 단 고풍스러운 배가 검은 바다 위에 넘실거리듯 항해하는 모습이 보인다.


침사추이의 부두로 아쿠아 루나가 들어오는 모습


아쿠아 루나는 실제로 옛날 홍콩의 어민들이 사용했던 목조 선박을 재현한 것으로 장인들의 손으로 직접 깎아서 만든 목조선이다. 지금은 홍콩관광청의 로고에도 등장하는 가히 홍콩의 아이콘이라고도 할 수 있다.


홍콩관광청 로고로도 사용되는 아쿠아 루나


이 배 위에서 음악이 곁들여진 레이저 쇼를 보기 위하여 아쿠아 루나 웹사이트에서 하버 크루즈-Symphony of Lights Cruise로 미리 예약(성인 홍콩달러 285불)을 하고 탑승시간(7시 30분) 15분 전에 침사추이의 부두(Pier 2)에 가서 줄을 섰다.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와서 설레는 마음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뒤쪽 편에서 아쿠아 루나가 거대한 모습을 보이며 들어오자 사람들은 일제히 탄성을 지르며 카메라를 들었다.



배에서 승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은 크게 갑판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갑판 위에서는 출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캐주얼한 분위기로 야경을 감상하기 좋았다. 2층에 올라가니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평상과 같은 베드가 마련이 되어 있는데 아래층보다 더 어두운 조명 속에 화려한 센트럴과 침사추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아쿠아 루나 2층에는 가족들이 누울 수 있는 평상과 같은 베드가 마련되어 있어 편안한 자세로 야경을 감상한다.


배 안에서 제공하는 음료를 주스, 맥주, 와인 중에 한 잔 골라 마실 수 있는데, 필자는 아쿠아 루나와 잘 어울리는 레드와인을 선택하였다. 주로 연인이나 가족 위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두런두런 속삭이듯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참 화기애애했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온 젊은 한국 관광객들이 많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쿠아 루나에서 와인과 함께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쌓는다.


먼 바다로 나간 것은 아니었지만 11월의 바다 밤바람이 제법 서늘하였다. 그래서일까. 배 안에 담요까지 마련해둔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젊은 사람들의 빠듯한 여행 일정을 따라오기 힘든 어른들이 한 템포 쉬면서 야경을 즐기기엔 참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아쿠아 루나는 정말 평생에 한번 정도는 꼭 타볼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배 위에서 45분간 바라본 홍콩의 야경은 참 특별하고 예뻤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태풍경보가 없는 한 365일 밤 8시에 빅토리아 하버에서 볼 수 있다.


홍콩을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가장 기대할만한 심포니 오브 라이트에 대해서는 사실 홍콩 안팎에서 논란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상설 라이트 & 사운드 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홍콩의 경제적 발전과 동시에 관광 개발에 도움을 주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관광객들이 홍콩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매일 밤 진행하는 것은 전력에너지 낭비이고 전혀 자연친화적이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홍콩의 센트럴 쪽 야경은 밤이 점점 깊어질수록 더욱 화려하게 빛난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 그 어느 나라보다 빨리 찾아오는 홍콩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더 화려하고 거대한 크리스마스 라이트를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에게도 관광객들에게도 잠들지 않는 홍콩의 밤은 내년 초까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만큼 홍콩의 야경은 이곳에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주는 힘이 있다.  


이미 Season's greetings로 연말 느낌이 나는 침사추이쪽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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