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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Jan 25. 2017

부산역 앞에서 포켓몬고

포켓몬고 드디어 한국 출시

포켓몬 고(Pokémon GO)의 한국 출시 날짜가 매우 의아했다. 이미 6개월 전에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홍콩에서는 지금도 길거리에서 포켓몬 고를 즐기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긴하다. 그러나 강추위와 더불어 꽁꽁 얼어붙은 요즈음 사회전반적 분위기를 볼 때 한국에서 포켓몬 고를 런칭한다는 것이 시기적으로 참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오픈스트리트맵(OpenStreetMap)을 쓸거였다면 학생들의 겨울방학 시작에 맞춰 출시했어도 될 터였다. 나이앤틱 측 발표에 의하면 그동안 한국어 번역에 이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하나 요새 구글번역기의 놀라운 수준으로 볼 때 그것도 사실 미덥지가 않다.


한국이 세계적으로도 규모가 있는 게임산업과 잠재적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한국인들이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여러가지로 의구심이 든다. 그나마 오랜시간 인내하며 기다렸을 국내 유저들에게는 이번 전격 출시가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출시가 이루어진 24일 아침, 마침 부산을 방문 중이었기에 포켓몬 고가 정말로 되는건지 궁금하여 얼른 실행시켜보았다. 주변에 있는 포켓몬 고 체육관과 포케스탑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포켓몬 고 마스터로서 한국 출시 첫날의 이모저모를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밖으로 나섰다.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부산역 근처에서 있는 포켓몬 고 체육관은 이미 레벨 30 혹은 그 이상의 포켓몬 고 마스터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이제 막 포켓몬고에 입문한 유저들은 체육관에서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동네에 이런데가 있었나싶은 곳에 포케스탑이 세워져 있다는 것도 새로운 잔재미를 줄 것이다.


부산역 근처에서 발견한 포켓몬의 종류는 구구(Pidgey)나 아보(Ekans), 이브이(Eevee) 정도로 다소 평이했지만, 나타나는 개체수가 많아 날씨만 좋아지면 재밌게 게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는 바람도 매섭게 불고 너무 추워서 장갑을 끼지 않은 시린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있는건 오래지 못해 포기했다. 자리를 막 떠나려고 할 때 필자의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듯이 꼬부기(Squirtle)가 나타났다. 반가운 마음에 역사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남겼다.


부산역 앞에 나타난 꼬부기


한 매체에 의하면 포켓몬고의 한국 정식 출시 첫 날인 24일 하루 사용자가 290만6859명였고 다음날 하루 만에 93만1778명의 사용자가 늘어났다고 한다. 엄동설한에 바깥에서 포켓몬고를 하다간 자칫 얼음왕국의 엘사가 될지도 모른다. 홍콩에서 그랬듯이 포케스탑이 가까운 음식점이나 까페는 아마 호황을 누릴 것이다. 뒤늦게 터진 포켓몬고 흥행의 열풍이 한국을 강타할 것이라는 예측이 아직은 유효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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